대구 팬플루티스트 손방원씨 “팬플루트 연주력을 높이려 웬만한 관악기는 섭렵했지요” ⑤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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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9   |  발행일 2016-01-29 제35면   |  수정 20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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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방원씨는 오카리나 전문 제작자에서 지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팬플루티스트로 변신했다.

꽤 많이 알고 적잖은 사람이 연주할 것 같은데 의외로 연주자도 드문 악기가 있다.

바로 ‘팬플루트’다. 공연을 좀 한다하면 모두 페루 등지에서 온 현지 연주자들이다. TV에서조차 국내 팬플루트 연주자가 전무한 실정. 그런데 입으로 부는 악기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팬플루티스트 손방원씨(46)가 도전장을 냈다. 그는 현재 페루의 전통 팬플루트인 크로메틱 산포냐를 비롯해 각종 음역대의 팬플루트 10여개를 갖고 있다. 지난해부터 팬플루트 대중화를 위해 무료 강좌를 비롯해 목소리팬플루트 동호회(회장 김애경)까지 결성했다.

“색소폰, 우쿨렐레 등은 보급이 왕성했지만 팬플루트는 감상은 달콤하지만 단기간에 기량을 발휘하기가 힘들어 상대적으로 보급이 힘들다.”

그는 팬플루트 전문 연주자인 윤세자, 김루디아, 이종원 등과 공동으로 체계화된 팬플루트 입문서를 다음달 출간할 예정이다.

현재 팬플루트는 페루와 루마니아식 두 종류가 있다. 페루식은 악기의 중앙에 나무테두리가 있고 루마니아식은 하단부에 원목으로 테두리를 한 게 특징이다.

초등 3학년부터 팬플루트와 인연이 된 그는 단소를 하면서 오카리나에 심취하기도 했다. 한때 충북 천안에서 오카리나 제작자 겸 연주자로도 활동했다. 그가 만든 오카리나는 ‘도들’이란 브랜드로 출시되기도 했다. 소지로와 함께 세계적 오카리나 연주자인 일본의 여성 연주자 마카코 혼야의 국내 첫 콘서트 때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현재 페루의 민속악기인 ‘깨냐’, 흙으로 만든 국악기인 ‘훈’, 영화 타이타닉 주제가를 연주할 때 사용된 피리의 일종인 ‘휘슬’, 서양음악 음계와 궁합이 맞는 개량 국악기 ‘중금’, 색소폰, 하모니카 등을 다룬다. 거의 독학으로 독파한 대금은 터득하기 어려운 악기지만 그는 단시일에 장악했고 흘러간 가요는 물론 주옥같은 팝송까지 연주할 수 있게 됐다.

“많은 분이 왜 그렇게 많은 관악기를 부느냐고 묻는데 그건 팬플루트의 연주력의 깊이를 더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가 이렇게 부는 악기에 목숨을 건 이유는 뭘까.

“사람의 입에서 바람이 나온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바람을 통해 감정을 통제한다는 게 특히 매력적이어서 파고든 것 같다.”

그가 단소·대금·휘슬·깨냐·팬플루트·오카리나의 소리 차이점을 설명해준다.

단소·대금·깨냐·팬플루트는 소리 내는 방식이 비슷하다. 그런데 자세하게 들어가면 다 다르다. 단소는 대금에 비해 호흡이 더 섬세해야 된다. 이들 악기는 바람 양과 속도, 입술 모양 등에 따라 옥타브가 달라지는 ‘배음악기’다. 단소와 대금은 저음에서는 입술의 힘을 풀고 큰 강물이 흐르듯 그렇게 바람을 불어야 한다. 고음으로 갈수록 입술에 힘을 가하여 바람이 나가는 입술길을 도랑물처럼 처리해야 된다. 깨냐는 단소에 비해 상당히 남성적이고 호흡량은 단소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다.

그는 지금도 부산의 가족과 떨어져 달서구 상인동의 한 원룸 지하를 수행처로 삼아 ‘팬플루트 삼매경’을 만끽하고 있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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