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인근 연근밭으로 흘러 “창고 자재·연밭 등 큰 피해”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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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1   |  발행일 2016-05-21 제6면   |  수정 2016-05-21
“농수로 차단 안해 피해 키워”
일부주민 초동조치 불만제기

20일 오후 4시20분 탱크로리 차량 화재가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대림육교 인근은 아수라장이었다.

이곳저곳 습착포가 널려있었고, 인근 배수로에는 시커먼 액체가 흐르고 있었다. 이곳에 도착한 지 5분도 지나지 않아 기름 냄새로 머리가 아프고 눈이 시렸다.

탱크로리에서 흘러나온 불 붙은 경유는 배수로를 타고 연근 단지로 유입됐고, 인근에 있던 농사용 창고와 트럭 등을 덮쳤다. 화마가 휩쓸고 간 창고 안에는 타다만 연근 박스들과 흔적을 알아보기 힘든 냉장고 4대와 TV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창고주인 서호성씨(42·대구시 동구 대림동)는 “밭에서 자라고 있던 복숭아와 연근박스 등 모든 피해를 합하면 1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다”며 “농사 장비가 다 타버려 이젠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할지 앞이 막막하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연근 판매 저하를 염려하는 모습이었다.

주민 전윤숙씨(여·65)는 “이곳에 기름이 유출됐다는 걸 이제 모두 알 텐데 누가 이곳에서 생산된 연근을 사려고 하겠느냐”며 “이미 점새늪에도 기름이 들어갔는데 연근 농사는 끝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일부 주민들은 소방서의 초동 조치에 불만을 제기했다. 기름이 농수로를 타고 흘러 올 것이 뻔한 상황에서 마을 농수로를 차단시키지 않고, 화재를 진화해 기름이 마을까지 흘러들었다는 것.

주민 최중환씨(46)는 “화재 진화가 급하긴 했지만 일부 인원은 연근단지쪽에 배수로를 미리 막아 기름이 번지는 것을 막아야 했다”며 “화재 진화를 위해 뿌려댄 액체 때문에 기름이 마을 안쪽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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