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80층 건물 휘청…일부주민 두통·멀미까지 호소

  • 입력 2016-09-13 07:17  |  수정 2016-09-13 07:17  |  발행일 2016-09-13 제2면

12일 오후 발생한 두 차례 지진에 부산에서는 80층짜리 고층 건물이 휘청거리는 등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폭주했다.

부산시민들은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주부 김모씨(45)는 “이번 지진은 지금까지 느껴본 지진 흔들림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이러다가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생애 최고의 위험을 느꼈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두 번째 지진 흔들림이 느껴진 이후 주민들이 앞다퉈 계단으로 대피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최모씨(51)는 “첫 번째 지진까지만 해도 불안하긴 했지만 괜찮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하지만 두 번째 더 큰 흔들림이 있고는 앞뒤 가릴 것 없이 대피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파트 19층에 사는 한 주민은 “지진으로 벽에 걸어 둔 액자가 기울어졌고, 형광등도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며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위험을 느꼈는지 심하게 짖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20층에 사는 김모씨(여·73)는 “10초가량 바닥이 덜덜덜 하면서 식탁 위에 있는 등이 흔들거려 급히 식탁 밑으로 몸을 숨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울산에서 큰 지진이 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면서 “무서워서 심장이 벌렁벌렁거려 말이 잘 안 나온다"고 심호흡을 했다.

동래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 사는 최모씨(43)도 “‘쿵’ 소리가 나서 집 밖으로 대피했다"면서 “아직도 손과 다리가 후들후들 거린다"고 말했다. 북구의 한 주민도 “누워 있는데 건물이 6∼8초간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면서 “아이랑 함께 있는데 너무 무섭다"고 신고했다. 지진은 80층짜리 아파트 등 고층 건물이 몰려있는 해운대 마린시티를 비롯해 부산전역에서 신고가 됐다.

일부 예민한 주민들은 지진 흔들림에 멀미를 심하게 느꼈고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부산지역 고층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내진설계가 진도 6.0에 맞춰져 있어 진도 5.8까지 나온 이번 지진 여파로 내진설계도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파트 주민 이모씨(62)는 “진도 5 이상의 지진은 일본이나 중국 등 지진대에 위치한 나라에서만 나타나는 지진으로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5.8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우리나라 지진 정책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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