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재난문자 빨랐지만…상당수는 못받아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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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7 07:19  |  수정 2017-11-24 14:58  |  발행일 2017-11-17 제2면
기상청, 지진 발생 26초 만에 문자 전파
통신장애로 문자전송 안되는 경우도

포항지진 때 긴급 재난문자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선 지진의 진동보다 먼저 도착하는 등 지난해 경주지진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휴대전화 사용자 상당수가 재난문자를 아예 받지 못하거나 뒤늦게 받는 등 문제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2시29분31초에 발생한 지진은 3초 뒤인 오후 2시29분34초 포항관측소에서 관측됐다. 기상청은 지진 관측 19초 만인 오후 2시29분53초에 조기경보를 발표했다. 그로부터 4초 뒤인 오후 2시29분57초 긴급 재난문자를 전송했다. 지진이 발생한 뒤 불과 26초 만에 긴급 재난문자를 전파한 것이다.

지진 발생 땐 P파(Primary wave)와 S파(Secondary wave) 등 지진파가 발생한다. 통상 P파가 S파보다 1.7배 빠르게 전파된다. 기상청 관측소에선 P파를 먼저 감지해 규모를 측정한다. 반면 사람들이 실제 감지하는 지진파는 S파다. S파는 초속 4~5㎞ 속도로 전파된다. 이 때문에 진앙에서 수백㎞ 떨어진 서울 등 수도권 주민들이 지진을 느끼기 전에 긴급재난문자를 받은 것이다. 실제로 SNS 등엔 ‘긴급 재난문자를 받고 몇 초 뒤 지진을 감지했다’는 게시물이 속속 올라왔다.

반면 긴급 재난문자를 아예 받지 못하거나 수십 분 또는 몇 시간 뒤 받았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대구 북구 김모씨(34)는 “지진이 났을 당시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엔 곧바로 경보음과 함께 긴급재난문자가 왔는데, 나는 아예 받지 못했다”면서 “그 뒤 오후 4시50분쯤 규모 4.6의 여진이 생겼을 땐 문자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긴급 재난문자를 처음 개발할 당시 2G폰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2G폰과 최근 출시된 4G폰에선 문자를 받을 수 있는데 3G폰과 초기 4G폰 모델에선 문자를 받을 수 없다”면서 “문자를 받을 수 있는 폰의 경우에도 지진 충격 등으로 인한 일시적 통신장애로 문자 전송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기술적으로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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