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엄청난 서한 받았다”…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인한 듯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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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1   |  발행일 2018-09-21 제3면   |  수정 2018-09-21
교착 국면 북미협상 재가동 수순
2018092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9월 평양공동선언’을 계기로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한반도에 본격적인 평화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엄청난 서한을 받았다. 그것은 3일 전에 배달됐다”며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별도의 메시지가 존재하고 있을 개연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외교가는 김 위원장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비핵화와 관련한 별도의 ‘+α’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비핵화 의지표명으로 받아들여 다시 협상을 재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평양선언 앞서 金 별도의 메시지
美정부 외교사령탑도 환영 의사
리용호 외무상에 뉴욕 만남 제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환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며 “또 동창리 미사일시험장을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핵과 미사일 관련 시설을 해체하고 폐기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사찰’을 허용한 것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읽을 수 있다는 인식을 내비친 셈이다. 비록 미국이 요구한 ‘핵 신고’에 대한 내용은 없었지만, 처음으로 비핵화 육성 메시지를 내놓은 김 위원장을 믿고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공식 외교사령탑이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교착국면이었던 북·미 간 협상이 즉각 재가동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미 협상을 재개하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그는 “오늘 아침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다음 주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며 “동시에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 대표자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 총회 연설이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음을 감안할 때, 이르면 다음 주에는 고위급 북미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북미 외교사령탑인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간 고위급 회동에서 향후 협상의 방향과 틀이 구체적으로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미대화를 전담할 비건 특별대표와 북측 대표 간 오스트리아 ‘빈 채널’이 개통될지도 주목된다. 이는 실무 단위의 비핵화 테이블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폼페이오 장관도 리 외무상과 북측 대표인사를 각각 초청한 사실을 전하고, ‘빈 채널’을 출발점으로 하는 북미 대화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실무차원의 조율이 이뤄진다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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