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실상 북한 방문을 수락했다. 교황은 18일(현지시각)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날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에 대한 방북 요청 의사와 함께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냐는 질문을 받고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을 찾는다면 방북한 최초의 교황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교황은 또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교황과 문 대통령의 면담은 이날 낮 12시10분부터 55분간 진행됐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교황궁에서 교황을 만나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면담장소인 교황 서재로 이동했다. 이후 통역인 한현택 신부만 배석한 채 문 대통령과 교황의 비공개 단독 면담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면담에서 교황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 공동번영을 위해 늘 기도하며 한반도 정세의 주요 계기마다 축복과 지지 메시지를 보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정상회담의 긍정적 결과를 지지하고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
면담 종료와 함께 문 대통령은 우리 측 수행원을 소개한 다음 준비해 간 선물을 전달했고, 교황 역시 준비한 선물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교황과 문 대통령은 선물의 의미를 서로에게 직접 설명했다.
한편 2013년 취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듬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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