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가 있는 단상 .14] 백자다관(19세기)

  • 입력   |  수정 2006-01-04  |  발행일 2006-01-04 제면
마치 玉을 깎아 만든 듯…보면 볼수록 멋스러워
[도자기가 있는 단상 .14] 백자다관(19세기)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면서 도예가들이 만드는 다기도 다양해지고 있다. 수많은 도예가들이 각기 개성을 살려 차주전자(다관)를 비롯해 다양한 다기를 만들고 있지만, 실용성과 차의 정신에 맞는 미적 감각을 갖춘 다기를 찾기란 쉽지 않다.

찻물의 색깔을 온전히 볼 수 있는 도자기 색깔에다 차의 정신에 부합하는, 단순하면서도 격조가 있는 모양의 다관들이 아니라 어설프거나 요란한 다기들이 많다.

이 다관은 조선 후기(19세기)의 백자 차주전자이다. 차를 우려내는 차주전자는 보통 몸체 한 곳에 길쭉한 손잡이가 달려 있다. 조선 백자 중에는 이런 차주전자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차주전자로 손꼽힌다. 조선 후기 분원(分院:관영 도자기제조장)의 백자들이 그렇듯이, 이 작품 역시 실용에 충실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양과 기발한 장식, 옥같이 깨끗하고 화사한 백자색이 어우러져 볼수록 멋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동글납작한 모양의 편안한 몸체에 상큼한 맛을 주는 작은 주구(注口)와 듬직하면서도 날렵한 손잡이가 달려 있다. 차를 따를 때 뚜껑이 벗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차와 물을 넣는 입구는 높직하게 해 뚜껑이 그 안에 푹 들어앉게 했다. 많이 기울이지 않아도 되도록 주구도 약간 낮게 했다. 특히 뚜껑 손잡이를 비스듬히 머리를 쳐든 도롱뇽 모양으로 만든 것이 재미있다.

또한 주구와 손잡이 사이를 120도 정도로 만들어 차를 점잖고 수월하게 따를 수 있게 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푸른 기운이 감도는 분원 특유의 아름다운 백자유가 고르게 씌워져 있어 마치 옥을 깎아 만든 것처럼 매혹적이다.

다관을 만드는 요즘 도예가들이 참고해야 할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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