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 그냥 두면 '급성요폐' 유발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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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0 07:46  |  수정 2021-04-20 07:49  |  발행일 2021-04-20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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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노인 인구의 증가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전립선 불편을 호소하는 남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8~2017년 대구와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대전에 사는 50세 이상, 3개월 이상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 총 144만6천46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의 유병률은 2008년 7만5천204명에서 2017년 25만265명으로 10년간 약 3.3배 증가했다. 또 2009년 2만7천264명이었던 신규 환자 수는 2011년 3만명을 넘겼고, 2016년 5만119명, 2017년 6만1천16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일교차가 심하면 응급환자가 더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교차가 클 경우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악화되어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일교차가 14℃ 초과할 경우 전립선비대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8~2017년 대구 등 6개 도시에서 일교차 14℃ 초과인 날 응급실에 내원한 일평균 전립선비대증 환자 비율은 4℃ 이하인 날보다 최대 86% 많았다.

소변 본 후에도 찝찝한 잔뇨감·빈뇨
참지 못하는 급박뇨·배뇨통 등 증상
일교차 큰 날씨에 응급실 환자 많아
방치 땐 수술해도 기능회복 어려워

육류 과다 섭취 땐 전립선 크기 증가
음주·스트레스·감기약 복용도 원인
안 심하면 생활습관 교정으로 개선
호전 안되면 약물치료·수술 고려해야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는 이유는

남성에 방광 바로 아래에 있는 전립선은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호두와 비슷한 크기 (20㏄)의 장기다. 전립선은 정액을 만드는 역할을 돕고, 소변과 정액이 요도로 배출되는 교차로의 역할을 한다. 이런 탓에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 볼 때와 정액을 배출할 때 불편감을 느끼게 되어 삶의 질이 매우 나빠지게 된다.

이런 전립선에서 생기는 문제 중 하나가 전립선비대증이지만,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에 대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립선은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육류 섭취의 증가는 우리 몸의 남성호르몬과 성장인자에 영향을 주어 전립선 크기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유발되는 증상은 크게 요도가 전립선에 눌려서 생기는 폐색증상과 이로 인해 이차적으로 방광이 자극되어 생기는 방광자극증상, 이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폐색증상은 소변보는데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 방광자극증상은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려운 상황이 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전립선이 점점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게 되고, 요도가 좁아져 소변 줄기가 가늘고 약해지는 폐색증상이 생긴다. 여기에는 소변이 금방 나오지 않고 한참 기다려야 나오는 지연뇨, 소변 줄기가 중간에 끊어졌다 다시 나오는 간헐뇨, 배에 힘을 주거나 앉아야 소변이 나오는 복압배뇨 등의 증상이 해당된다.

또 전립선비대증이 지속되면 방광에도 문제가 생겨 방광자극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여기에는 소변을 본 후에도 소변이 방광에 남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잔뇨감, 소변 횟수가 증가하는 빈뇨, 잠자는 동안 한번 이상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는 야간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곧 싸버릴 것 같은 급박뇨, 소변 볼 때 배가 아픈 배뇨통 등의 증상이 포함된다.

이러한 전립선비대증이 오래 지속되면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요폐 상태가 되어 응급실을 찾아오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음주에 의한 과도한 방광 팽창, 감기약 복용(콧물약), 갑작스런 기온의 하강, 통증, 스트레스 등이 있을 때 급성요폐가 잘 발생한다. 이렇게까지 전립선비대증을 오래 방치하면 방광 근육에 불가역적인 손상이 와서 이후에 전립선 수술을 해도 온전한 방광기능의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했다.

◆진단과 치료방법은

전립선비대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배뇨 증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문진을 실시한다. 이후 직장수지검사나 초음파검사를 이용해 전립선의 크기, 모양, 경도 등을 확인하게 된다. 또 소변검사를 통해 혈액과 감염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혈중 전립선 특이 항원(PSA) 검사를 해서 전립선암의 동반여부를 감별한다.

과거에는 이런 불편함을 나이에 따른 당연한 변화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약물요법과 수술로 이러한 불편을 비교적 간단히 없애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되고 있다.

우선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 없이 좌욕이나 배뇨습관 개선, 수분 섭취량 조절, 식이요법만으로도 상당 부분 불편함이 개선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 전에 가급적 음료를 마시지 않거나 카페인 음료 또는 술을 줄이는 방식 등이다.

이러한 생활습관의 교정만으로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약물치료를 시도하게 된다. 약물치료는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감을 해결해주고,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거나 더 이상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뤄진다. 이를 위해 요도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신속히 배뇨능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을 6개월 이상 복용 시 전립선 크기를 줄이고, 소변 흐름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약물(테스토스테론 변환 차단제)을 적절히 조합해서 사용하게 된다.

근본적인 전립선비대증 치료방법은 수술이다. 전립선 조직을 수술로 제거해 요도의 압박을 없애는 것. 그렇다고 모두 수술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수술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는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급성요폐, 재발성 요로감염, 혈뇨, 신장 기능의 저하, 방광결석이 동반된 경우 등이다. 다만 배뇨증상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약물치료 효과가 적을 경우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계명대 동산병원 김병훈 교수(비뇨의학과)는 "중년 이후 전립선의 기능과 성기능을 잘 보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고자 적극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은 필수이고, 규칙적이고 꾸준한 성생활, 충분한 휴식 및 스트레스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병훈 계명대동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 전립선비대증 초기 증상

1 소변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어지며, 중간에 소변줄기가 끊어진다
2 소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3 소변이 나오기 시작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힘을 주어야 소변이 나온다
4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갑자기 소변이 마렵고 참기 힘들다
5 밤에 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잦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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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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