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고객감동

  • 입력 2003-03-01 00:00

텔레비전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서 감동에 젖을 때가 있다. 코미디언
, 혹은 개그맨들은 온갖 말과 몸짓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려 한다.

때로는 엎어지고 자빠지고, 온몸에 물이나 무슨 가루 같은 걸 뒤집어쓰
기까지 하면서 기상천외한 동작과 말솜씨로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터뜨리려
갖은 애를 쓰는 것을 본다. 한편 우습기도 하지만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
는 것 같아 경외스런 감동이 느껴진다. 나름대로 최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구성한 각본으로 ‘고객감동’의 실현을 목표로 온몸을 던져 열연
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이 시대에 성공적 인생의 키워드는
바로 ‘고객감동(Customer Emotion)’이라고 한다.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
을 때 삶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란 작게 보면 업무적인
환경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일컫겠지만, 크게 보면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감동’을 위해서는 자신이 상대하는 사람 혹은 속해 있는 집단의 속
성과 본질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지향하는 목적과 관련
하여 최선, 최고 수준의 가치를 목표로 설정하고, 그 목표의 실현을 위해
치밀한 시나리오를 구성해 철저히 실천해 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러한 노력 속에는 사랑과 진실 같은 정서적, 정의적인 요소도 충분히 따라
야 한다. 사랑과 진실이 없는 감동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3월은 모든 학교가 새 학년도, 새 학기를 맞는 달이다. 선생님의 입장
에서 보면 학생은 고객이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개성과 자기 주장이 매우
강하다. 새 학기를 맞으면서 선생님들은 무엇으로 어떻게 이들을 감동시킬
것인가에 대해 새롭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스승의 권위는 위압적 근엄
성이 아니라 ‘고객 감동’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며, 우리는 바로 그런 시대
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일배<수필가.선산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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