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포항’ 아수라장…수능 23일로 연기

  • 마창성,권혁준,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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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6 07:21  |  수정 2017-11-17 03:05  |  발행일 2017-11-16 제1면
포항 규모 5.4 강진 역대 최대 체감위력에 전국 또 패닉
아파트 금 가고 벽 부서지고
주택·상가 등 10여곳선 화재
진원 9㎞로 얕아 피해 더 키워
강력한 여진 발생 공포 확산
20171116
15일 오후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강진으로 대구경북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마트 외벽이 지진 영향으로 일부 무너져 차량이 부서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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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후들후들거립니다. 오늘밤 집에 들어가야 하나요.” 회사원 김순자씨(여·51·포항 남구 연일읍)는 8층 건물에서 근무하다 건물이 수초 동안 크게 흔들리자 지진을 직감하고 대피했다. 하지만 여진이 계속되자 귀가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15일 역대 둘째 규모 강진으로 건물 붕괴의 공포에 떨던 포항시민들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차는 부서지고 벽은 갈라지고 건물은 불이 났다. 수업을 받던 학생과 건물 안에 있던 시민은 밖으로 한꺼번에 우르르 뛰쳐나왔다. 도로는 ‘피난’ 나온 차량행렬로 꽉 막혔다. 포항시내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진앙과 가까운 흥해읍을 비롯한 북구 지역에서 피해가 컸다. 한동대는 건물 외벽이 무너졌고, 두호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벽체가 떨어졌다. 포항미술관과 주택 상가 등 10여 곳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또 장성동과 흥해읍 요양병원 세 곳은 건물 외·내벽이 갈라져 환자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지난해 9·12 경주지진을 가까이서 경험했지만 포항시민의 공포감은 1년 전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9분쯤 포항 북구 북쪽 9㎞ 지점(북위 36.12·동경 129.36)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9·12 경주지진(규모 5.8)에 이어 역대 둘째 규모다. 경주지진보다 규모는 작지만 지진 깊이가 9㎞로 얕아 전국적으로 흔들림이 감지됐고 체감 위력은 더 컸다. 전문가에 따르면 TNT 약 10만t이 한꺼번에 터지는 수준이다. 이날 오후 2시49분 규모 3.6을 시작으로 오후 8시54분 규모 2.0까지 총 27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이번 지진은 자연지진으로, 현재로선 경주지진의 여진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에서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각각 700여건·1천130여건의 지진 관련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인명 피해는 부상 39명으로 집계됐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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