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용 기상도, 대기업 ‘구름 낀 듯’ 중소기업 ‘흐림’ 공공기관 ‘맑음’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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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3   |  발행일 2018-02-03 제12면   |  수정 2018-02-03
내달 공채시즌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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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일반·공공기관 상반기 채용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삼성그룹의 직무적성검사를 치른 응시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영남일보 DB>

올 상반기 신입 및 인턴사원 채용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올해 공공기관 채용도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느 때보다 취업준비생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공공기관 2만3천여명 역대 최대
상반기 전체 채용인원 53% 뽑아
CJ·삼성·신세계 등 일부 대기업
IT관련 인재 중심으로 채용 시동

최저임금·근무시간 사회이슈 탓
기업 업종별 채용 전망 들쭉날쭉
대기업 신규채용 작년 수준 유지
中企 56%가 채용 줄이겠다 밝혀


◆지난해 3월 몰린 공채, 올해도?

올 상반기 대기업 공채는 내달 초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채용을 진행한 기업도 절반 이상이 3~4월 중에 집중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인구직사이트 사람인이 지난해 상반기 신입·인턴사원 채용을 진행한 339개 기업의 채용 일정을 분석한 결과, 3월(33.6%)과 4월(16.8%)에 서류접수를 시작한 기업이 많았다. 서류접수 기간은 평균 12.4일로, 8~14일(62.8%)과 15~21일(24.8%)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대기업들의 상반기 채용일정을 분석해보면 △LG전자(3월6~20일) △SK그룹(3월9~24일) △삼성그룹(3월15~21일) △롯데그룹(3월21~4월3일) △포스코(3월23~4월3일) △한화·방산(3월27~4월7일) △CJ그룹(3월8~16일) △금호아시아나(3월15~30일)가 3월에 채용을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삼성그룹이 계열사 채용으로 전환함에 따라 올해 구직자들은 계열사별 채용 일정도 꼼꼼히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는 공공기관 채용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만3천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들 기관은 채용 인원의 절반 이상인 53%를 상반기에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미 지난달 채용문을 열었다. 지난달 12일 서류접수를 마감한 이후 필기전형과 역량 면접, 인성검사를 거친 뒤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한국전력공사(1천586명·3월5월 예정), 국민건강보험공단(1천274명·3~4월 예정), 한국가스기술공사(552명·2월 예정), 국민연금공단(273명·3월 또는 9월 예정), 한국도로공사(250명·1월 또는 7월 예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252명·3월 예정), 한국수자원공사(228명·2~3월 예정), 한전KPS<주>(222명·3월 예정), 한국토지주택공사(250명·6월 예정) 등이 200명 이상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 계열사 채용 스타트

CJ, 삼성, 신세계 등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은 IT인재를 중심으로 채용에 시동을 걸고 있다.

CJ오쇼핑은 IT서비스기획 담당 경력사원을 오는 6일까지 모집한다. 회원, 상품, 주문, 물류, 상담시스템 등 커머스 전반과 관련한 프로세스 및 화면을 기획하는 일이다. 상담원 주문시스템 프로세스 기획, 시스템 연동서비스 기획 등이 포함된다. 상품, 주문, 쿠폰, 물류, 배송 시스템 등 백오피스 프로세스 설계나 온라인 사이트 구축 프로젝트 경험 등이 필요하며, 오픈마켓 셀러 시스템 서비스 기획 경험이나 국내 종합쇼핑몰 백오피스, 파트너 시스템 서비스 기획 경험이 있는 자는 우대한다.

삼성전기는 11일까지 IT보안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나섰다. IT인프라·보안시스템 구축·보안 리스크 관리 등 업무를 수행하며, 지원 자격은 대졸 이상의 학력자 중 IT보안 부문에서 최소 6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자에 한한다. 정보보호학과·컴퓨터공학과·전산학과 등 관련 계열을 전공했거나 웹·서버·네트워크 장비·방화벽 등에 대한 취약점 진단이 가능한 자는 우대한다.

신세계아이앤씨도 같은 기간 정보보안부문 인재를 모집한다. 정보보안 기획·관리,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CERT 전문가, 정보보안시스템 운영·관리, AD 보안 관리 전문가 등 5개 직무영역에서 채용을 진행한다. 이 중 정보보안시스템 운영·관리 및 AD보안 관리 전문가 부문에서는 4년 이상, 나머지 부문은 7년 이상의 경력을 필요로 한다.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거나 해킹대회 수상 경험자, 모집 부문 직무 경험자 등은 우대한다.

한화에스앤씨는 IT·IBS 프로젝트 PM(프로젝트 매니저)으로 근무할 경력사원을 채용한다. CT·IBS 프로젝트 수행 PM 또는 PL(프로젝트 리더)로서 해당 시스템 구축 및 시공관리, 정보통신 시스템 설계 및 견적·적산 작업 등 업무를 포함하는 직무다. ICT·IBS 분야에서 5년 이상의 설계 및 PM 경력이 있는 자로서 DDC 프로그램 및 HMI 소프트웨어 활용이 가능한 자 등을 기본 모집 대상으로 한다. 정보통신이나 전기·설비 등과 관련한 자격증 소유자는 우대한다. 오는 12일까지 한화그룹 채용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입사지원을 받는다.



◆올해 기업별 채용 기상도는

최저임금 인상, 근무시간 단축 논의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 탓에 올해 채용 전망은 기업별로도 들쑥날쑥한 모습이다.

우선 대기업 채용시장은 맑은 가운데 다소 구름 낀 기상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신규 일자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제조업 분야가 조선업 부진 탓에 주춤하고 있어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일자리행정통계’에 따르면, 2016년 대기업의 일자리는 2015년에 비해 10만개 이상 소멸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소멸된 업종으로는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11만개)이 가장 많았고 건설업(3만개)이 그 뒤를 이었다.

다행히 올해 대기업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5대 대기업 그룹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 이상이 올해 채용을 2017년도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채용시장 전망은 ‘흐림’이다. 최근 사람인이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585명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채용 전망을 2017년과 비슷하거나(51.6%) 더 악화될 것(25.6%)으로 내다봤다. 신규 채용과 관련해 채용 규모는 전년과 동일(39.7%)하거나 감소(17.5%)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 채용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말 중소기업중앙회가 332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중소기업의 56%가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인력 채용 대신 자동화 설비를 들이겠다는 기업도 있어 중소기업들의 인건비 상승에 따른 채용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기업은 정부의 ‘제2의 벤처붐’ 드라이브 정책에 따라 맑은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스타트업 성장과 투자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데 이어 올해 1조원 이상을 출자해 3조원 이상 규모의 혁신·벤처기업 투자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펀드는 혁신·벤처기업에서 대규모 확장이 필요할 때 초기 투자와 연계한 후속 투자로 자금을 수혈받아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쓰일 수 있도록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과 벤처캐피털의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스타트업육성센터를 운영해 창업자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명함관리앱 ‘리멤버’에 50억원, ‘배달의 민족’ 앱을 만든 우아한 형제들에 350억원 등을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다. 이 같은 투자가 원활히 진행되면 스타트업 성장에 따른 채용시장은 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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