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재단 부식비 보조금도 상습횡령 의혹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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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5 07:35  |  수정 2018-03-15 07:35  |  발행일 2018-03-15 제11면
2년6개월간 육류구입비 1억원
식사용 적고 특수부위 많이 사
보조금으로 선물세트 구입 확인
C재단 부식비 보조금도 상습횡령 의혹
대구 서구 C재단과 축산업체의 거래장부(2015년 2월). 약 525만원의 거래 중 국거리, 간 고기 등 시설 식자재 값은 약 90만원에 불과하다. 또 설을 앞둔 시점에 선물세트 9개가 구입돼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제공>

불법 의료행위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대구 서구 A요양원의 운영법인인 C재단에서 부식비 보조금을 상습적으로 횡령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또 경찰은 앞서 제기된 요양원 불법 의료행위 의혹과 관련해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4일 우리복지시민연합이 입수한 C재단과 축산물 거래처의 ‘거래장부’에 따르면 C재단이 2015~2017년 6월 육류 구입에 사용한 예산은 1억400만원가량이다. 연평균 4천만원, 월평균 350만원가량의 거래가 이뤄져 온 셈이다. 어르신이 대부분인 요양원과 양로원에서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육류가 아니라는 게 시민단체 측의 주장이다.

특히 구입한 육류 종류와 수량(금액)을 보면 의혹은 더욱 증폭된다. 요양·양로원 어르신의 식사용으로 대량 구입되는 고기류가 아니라 ‘특수부위’를 소량으로 구입한 경우가 많아서다. 해당기간 C재단이 구입한 육류는 국내산 한우 갈비, 안창살, 채끝, 육회, 등심, 샤부샤부, 차돌박이, 소꼬리, 우둔살, 양곱창, 안심, 등갈비 등 특수부위가 많았다. 시설에서 주로 구입하는 국거리용 고기와 민치고기(고기 간 것), 불고기용(돈육 후지, 전지) 등은 일부에 불과했다.

대구지역 다른 요양원 관계자는 “요양원 등에서 차돌박이, 육회, 샤부샤부 등을 어르신 식사용으로 구입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 한우 특수부위를 식사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의아해했다.

시설 전 관계자는 “일주일에 1~ 2회 제공되는 육류는 국거리용 소고기 뭇국, 불고기가 대부분이었다. 한우 특수부위가 시설 어르신에게 식사로 제공된 적은 없다”며 “구입 방법도 축산업체가 C재단으로 배달한 것이 아니라 재단의 특정인 몇 명과 영양사가 직접 축산거래처를 방문해 가지고 왔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부식비 보조금으로 명절 선물세트를 구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거래장부에는 2015년 설부터 2016년 추석까지 갈비세트 등 선물용으로 시설 운영비 400여만원이 사용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황성재 우리복지시민연합 정책실장은 “2015년 이전부터 전방위적인 부식비 횡령이 발생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이 같은 비리는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비리시설의 유형과 거의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C재단 관계자는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경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장례식장 보조금 등 횡령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시설에서 불법의료행위가 수차례 있었던 사실은 확인됐다. 당시 의료행위를 했던 간호사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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