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내비게이션’ 현장에선

  • 백경열
  • |
  • 입력 2015-01-26 07:48  |  수정 2015-01-26 09:12  |  발행일 2015-01-26 제15면
“공부 중 친구 카톡…속임수의 사분면이라 하죠”
일상 속 시간 활용·배려 등 교육
독서경험도 공유… 자신감 향상

“여보세요? 아, 네. 제가 지금 강의 중이거든요. 무슨 일이시죠?”

지난 20일 대구보건대 한 강의실. 강사가 갑자기 휴대전화를 꺼내 들더니 누군가와 큰 소리로 통화하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던 20여명의 학생은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방금 전까지도 강사는 열정적으로 강의를 이어왔기 때문이었다.

1분이 채 지나지 않았다. 강사는 전화를 끊으며, “지금 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강의’죠? 현재 시점에서 통화는 급한 일이긴 하지만 덜 중요한 일입니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이 같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학생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화답했다.

이 강의실에서는 시간을 활용하는 법에 대한 강의가 이뤄지고 있었다. ‘긴급함’과 ‘중요함’ 사이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학생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을 바꿀 수 있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강사는 “한창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어요. 긴급하긴 하지만 덜 중요한 일이죠? 이를 ‘속임수의 사분면’이라고 해요. 시간 관리할 때 이러한 활동들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강의실의 풍경도 비슷했다. 학생들은 ‘희망’ ‘드림’ ‘열정’ 등이라고 적힌 팻말을 가운데 두고 모둠을 지어 앉아 있었다. 강사는 노트필기법에 대해 학생들과 호흡하며 강의를 이끌어 갔다. 학생들은 자신의 필기 습관을 알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점검했다.

또 다른 강의실에서는 ‘배려와 나눔, 독서’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배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잠시 후, 학생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발표를 했다. 자신의 독서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나의 인생 지침서’와 직접 그린 ‘독서감상화’를 선보이고 선정 이유, 그리고 기억에 남는 구절이나 내용을 말했다.

한 여학생은 “저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용기를 갖고 자신의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라고 힘차게 말했다. 다른 학생들은 발표자가 들고 있던 그림을 보고는 “암탉을 똑같이 그렸다”면서 키득거리며 박수를 쳤다.

백경열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