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당선…중앙정치 무대 ‘블루칩’ 부상

  •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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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03 07:18  |  수정 2015-02-03 08:49  |  발행일 2015-02-03 제1면
黨-靑 건강한 긴장관계 예고 속
여권쇄신 초당적 리더십 시험대
20150203
유, 리더로… // 2일 오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도 유 의원과 같은 곳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5년 임기 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시기에 ‘옛 비서실장’인 유승민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됐다. 유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정치권의 리더를 넘어 중앙 정치무대의 한가운데에 우뚝 섰다.

박 대통령에게 ‘유승민’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인물이었다.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겼고,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정책과 메시지를 총괄하도록 하는 등 신임과 애정을 쏟았다. 하지만 유승민은 성심껏 보좌하면서도 바른 말을 자주 하는 바람에 다른 친박계 핵심들의 견제를 받아 거리가 멀어졌다.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친박계가 지원한 이주영 의원에 맞서는 ‘비박계’로 분류됐다. 그러나 유 의원은 경선 기간 내내 “나는 영원한 친박이며,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누구보다 원한다”고 했다. 당선 일성으로 “저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랜 관계에 대해 여러 오해를 받는 게 그동안 참 안타까웠다. 대통령이 남은 3년 임기를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그동안의 친박계 여당 원내사령탑과는 다른 방식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도울 생각이다. 당과 청와대가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당이 중심 되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도 당장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유 원내대표가 흐트러진 여권 전체를 쇄신하면 국정운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유 원내대표의 집권여당 ‘넘버 2’ 등극은 여권의 역학구도를 크게 흔들었다. 김무성 대표체제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중앙정치인 유승민’의 위력이 발휘될 전망이다. 경선에서 그를 지지한 84명의 국회의원들은 친박계 소장파, 친이계, 김무성계 등 당내 각 계파가 골고루 섞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가 계파에 얽매이지 않고 원내전략을 이끌어 갈 원동력이 된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시험대에 올랐다. 당 최고위원으로서 지도부의 구성원이 된 적은 있지만 온전히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앉은 건 처음이다. 현재 여권 상황으로 볼 때 그는 원내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권 전체를 이끌어 갈 초당적인 역할이 가능하다. 김무성 대표는 2010년 원내대표를 맡아 특유의 리더십을 과시하면서 지금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대열에 합류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유 원내대표는 계파를 초월한 정치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라며 “그의 캐릭터와 지금 여권에 걸출한 차기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에게도 기대를 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송국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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