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국제영화제 가능…다큐멘터리 분야 등 육성하면 경쟁력 있다”

  • 사진·정리=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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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15   |  발행일 2015-05-15 제35면   |  수정 2015-05-15
■ 대구 영화 발전을 위한 3인의 토론
20150515
지난 7일, 대구 오오극장에서 장우석 물레책방 대표, 권현준 오오극장 프로그램팀장, 현종문 영화감독(왼쪽부터)이 대구의 영화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화제작인프라 열악하다 못해 전무
타 시·도에 다 있는 영상위원회 없어
문화재단, 공연·전시 위주 납득 안돼
시민 1인당 연간 5회 극장 찾는 도시
영화발전기금 年 30억원 영화에 써야


위클리포유는 대구의 영화계(독립영화 포함)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좌담회를 오오극장에서 마련했다. 영화관계자로는 장우석(물레책방 대표), 권현준(오오극장 프로그램팀장), 현종문 영화감독이 참석했다.


▲대구는 영화제작 인프라가 열악한 수준이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지만 부산과 광주, 전주에 비해서도 그렇다. 혹자는 대구에 영화와 영화인이 있냐고 묻는다.

▶권 팀장=열악한 수준을 넘어서 전무하다시피 하다. 대구영상미디어센터가 있지만 영화가 DIP(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의 한 부서 역할밖에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제작에 필요한 양질의 장비와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편집프로그램이 있지만 촬영장비가 노후됐고 시나리오작법, 사운드 및 색깔 후 보정, 촬영교육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영상미디어센터가 지원하는 영화제작지원금액이 연간 2천만~2천500만원으로 알고 있는데 쥐꼬리만 하다. 독립영화를 찍더라도 1편당 1억원은 들어가야 한다.

▶현 감독=대구지역의 대학에 영화 관련 학과가 전무하다. 대학과 미디어센터가 연계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는 사진, 계명대 언론영상학부는 언론, 계명문화대 디지털콘텐츠학부는 애니메이션 위주다. 영화를 중심으로 한 대학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 대표=영화촬영 협조도 다른 도시에 비해 잘 되지 않는다. 영화세트장을 비롯해 원활한 로케이션과 제작지원 등 행정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 이는 다른 광역 시·도 자치단체에는 거의 다 있는 영상위원회가 없는 것도 한 몫을 한다.

▲서울, 부산, 광주, 전주 같은 대도시는 물론 부천, 제천 같은 중·소도시에도 국제영화제가 있다. 대구엔 왜 없나.

▶현 감독=소규모이지만 국제영화제가 가능하다. 동성로만 해도 극장이 얼마나 밀집해 있나. 상영조건도 좋다. 다른 시·도를 뒤따라가선 안 된다. 예컨대 ‘대구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같이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영화만큼 대중성이 있는 매체가 어디 있나.”

▶장 대표=영화계의 총체적 위기다. 예술의 범주에 영화가 포함되건만 영화는 푸대접이다. 대구는 뮤지컬페스티벌이나 오페라축제 위주다. 대구시의 영화에 대한 정책의지가 없는 것 같다.

▶현 감독=문화재단에도 불만이 있다. 공연과 전시 위주다. 시각예술에 대한 지원은 사진과 뭉뚱그려 설치영상으로 통합하고 있다. 말이 되나. 문화재단이 시민 대중과 격리돼 있다는 느낌이다. 영화아카데미 하나 없다.

▶권 팀장=기존 영화제를 내실 있게 꾸려갈 필요가 있다. 대구단편영화제, 대구독립영화제, 대구사회복지영화제 등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지원은 구색 맞추기에 급급하다. 통계에 의하면 대구시민은 연간 평균 1인당 5회 영화관을 찾는다.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많이 본다. 부산보다 더 많이 보는데, 놀 데가 없어 영화관으로 간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국영화시장 점유율이 7%에 가깝다. 상업영화 관람 시 관람료의 3%를 영화발전기금으로 조성하는데 대구에선 약 30억원의 이익이 생긴다. 그런데 이 돈이 대구영화지원으로 오느냐 하면 아니다. 적어도 30억원은 대구영화발전에 쓰여야 하는 게 아닌가.

▲ 올 2월 서울을 제외하고 지역 최초로 독립영화전용관인 오오극장이 개관했다. 또 폐관됐던 예술영화전용관인 동성아트홀도 올해 재개관 했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실버극장도 지난해 오픈하면서 대구영화계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싹이 트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권 팀장=오오극장은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민예총 대구지회, 미디어 핀다가 공동설립했다. 시민 모금으로 설립자본의 50%를 충당했다. 시민 250명이 참가했는데 독립영화에 대한 애착이 크다는 방증이다. 지난 컬러풀축제 기간 동안 대구를 배경으로 한 근대영화기획전을 했다. 앞으로도 잘 볼 수 없었던 영화를 상영할 것이다.

▶현 감독=영화공모전 상금을 늘리고 대구나 경북도교육청이 청소년영화제 같은 걸 만들어 청소년이 직접 영화 시나리오를 쓰거나 촬영, 연출까지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 좋겠다. 최근 대구 중구청이 중구를 배경으로 한 단편영화 제작지원에 1천만원을 걸었다. 이런 작은 움직임이 대구 영화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사진·정리=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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