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격 폭락 ‘야속한 풍년’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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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09 07:18  |  수정 2015-11-09 07:48  |  발행일 2015-11-09 제1면
올해 재고량 136만t 달할 듯
매입가 40㎏당 1만원 떨어져

대풍(大豊)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의 지갑은 얇아지고 있다.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풍작은 재고량 증가로 이어져 쌀값 폭락사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쌀 예상생산량은 425만8천t으로 근래 대풍이었던 전년도(424만1천t)보다도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쌀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풍작일수록 재고가 쌓여 쌀값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2005년 1인당 쌀 소비량은 80.7㎏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무려 19.3%나 줄어든 65.1㎏의 쌀을 소비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쌀 누적 재고량은 올해 약 136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적정규모인 80만t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쌀이 남아도니 쌀값은 자고 일어나면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민간 RPC나 정미소 등의 주요 쌀 매입처에서는 40㎏당 4만2천원 수준으로 쌀을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5만2천원선)보다 1만원 정도 가격을 낮춘 것이다.

자연히 쌀 주산지에서는 민간 매입처보다 가격을 높게 쳐주는 농협에 쌀을 출하하기 위해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쌀 수매량 확대를 요구하며 지자체나 농협에 쌀을 쌓아놓고 시위를 벌이는 농업인들도 늘고 있다.

정부에서는 매입량을 농업인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쌀값하락 사태는 갈수록 악화될 전망이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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