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앱 개발하도록 집중 지원”

  • 진식
  • |
  • 입력 2015-11-30 07:34  |  수정 2015-11-30 10:27  |  발행일 2015-11-30 제8면
<사람의 몸에 부착해 컴퓨팅 행위를 할 수 있는 모든 장비>
경북도,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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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복장으로 본 웨어러블 디바이스 활용도.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연다. 휴대전화 산업의 1세대 2G 단말기, 2세대 스마트폰에서 앞으로 다가올 3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경북도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산업을 키워 모바일은 물론 의료·건강, 의류, 안경, 액세서리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할 방침이다.

 


실시간 위치 알리는 안전조끼 등

건강·안전분야 활용도 무궁무진

핀란드, 대기업 노키아 몰락에도

‘앵그리버드’ 앱 히트로 공백 극복

道, 내년엔 ‘디바이스 센터’구축

中企 기술개발·상용화 도울 계획


◆건강·안전을 위한 앱 개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사람의 몸에 부착해 컴퓨팅 행위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칭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 스마트 워치폰이다. 최근 휴대전화 시장은 워치폰이 대세다. 팔목에 착용하는 시계 형태여서 주목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산업의 핵심 창구로 제격이다.

경북도가 집중 육성하려는 분야는 워치폰에 탑재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즉 워치폰 생산은 대기업에 맡겨두고, 이 속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지역 중소기업이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게 핵심이다.

애플리케이션은 우선 건강과 안전에 집중된다. 신체에 착용하는 것이 기본 베이스여서 심혈관질환, 당뇨, 치매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환자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건강을 책임지는 애플리케이션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워치폰은 기본이고, 옷, 신발, 액세서리, 안경, 콘택트렌즈 등 사람이 입거나 착용하는 모든 제품에 탑재할 수 있다.

안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예컨대, B씨는 건물의 고층이나 지하공간에서 일하는 철근 용접공이다. 작업장 자체가 혼자 동떨어진 곳인 데다 용접을 하는 탓에 항상 화재의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B씨는 웨어러블 안전조끼를 착용하면서 이런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 안전조끼에는 B씨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하는 위성항법장치(GPS)와 화재 및 유해가스를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있다. 센서는 재난상황 시 ‘번쩍 번쩍’이는 불빛을 동반한 알람이 울리도록 설계돼 있다.

만약 지하 작업장에서 용접을 하던 B씨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불씨가 튀어 불이 났을 경우, 안전조끼가 이를 재빨리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불이 순식간에 번져 고립됐을 경우에도 GPS를 통해 소방관서에 정확한 위치를 전달할 수 있다. B씨는 그만큼 신속하게 구조될 수 있다.

이런 안전 애플리케이션은 B씨처럼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물론 소방관, 경찰관, 대테러 특공대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중소기업 체질 개선

경북도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개발의 초점을 중소기업에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모바일 관련 중소기업의 체질을 개선할 방침이다.

한때 2G폰이 대세였던 시기에 구미를 중심으로 지역 IT 중소기업들은 단말기 생산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얼마가지 못해 3G, 4G시대가 도래하면서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자금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래서 경북도는 단말기가 아닌 그 속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산업에 주목한다. 한때 휴대전화 시장에서 전 세계를 주름잡던 ‘노키아’를 사례로 들어보자. 노키아가 승승장구할 당시 핀란드 전체 경제의 25%를 차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노키아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됐고, 지금 노키아 휴대폰은 구하기도 힘든 제품으로 전락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노키아의 몰락으로 핀란드 경제까지 덩달아 무너졌느냐다. 한 나라 경제의 4분의 1까지 점유했던 기업이 나락으로 떨어졌으니 당연히 국가 경제도 어려움에 처했어야 하는 게 정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이유가 뭘까. 노키아는 무너졌지만, 휴대폰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인 앱(소프트웨어)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전 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을 평정했던 ‘앵그리버드’다. 앵그리버드는 2009년 출시 이후 30억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단숨에 핀란드를 콘텐츠 산업의 강국으로 끌어 올렸다. 노키아라는 단말기 산업의 거대 공백을 앵그리버드라는 앱이 메워준 것이다.

박성수 경북도 창조경제실장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산업도 핀란드의 앵그리버드로 보면 된다. IT 관련 지역 중소기업들이 일대 전환기를 맞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내년에 미래부, 산자부, 구미시와 함께 구미전자정보기술원에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센터’를 구축한다. 여기선 중소기업에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개발을 돕고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베드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도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작업복, 작업용 헬멧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기를 접목하는 사업도 벌인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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