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꾼 서병수 “김해공항 확장안 수용…사퇴 않겠다”

  • 임성수
  • |
  • 입력 2016-06-28 07:02  |  수정 2016-06-28 09:16  |  발행일 2016-06-28 제2면
“갈등해소 위해 정부 결정 수용”
합의 깬 장본인이 뻔뻔한 논리
20160628
서병수 부산시장이 27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 시장은 “김해신공항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서병수 부산시장의 신공항 발언

●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
 (2014년 지방선거 출마 공약)

● “가덕도 유치 실패하면 시장직 내려놓겠다”
 (6월8일 CBS 라디오 인터뷰)

● “정부, 신공항 의지 없음 명백…독자적 대응방안 마련”
 (21일 김해공항 확장 발표 직후 기자회견)

● “김해공항 확장안, 신공항 수준…열정 바치겠다”
 (27일 부산시청 기자회견)

영남권 5개 시·도지사 간 합의를 깨고 ‘가덕도 신공항’에 시장직을 걸었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27일 김해공항 확장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거취와 관련해서는 “사퇴하지 않겠다”고 했다.

서 시장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쉽지만 지역 간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 화합을 위해 정부의 김해 신공항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개 시·도 간 극심한 갈등과 뒤이을 후폭풍, 탈락한 지역의 크나큰 상처와 상실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정부의 고민도 십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갈등 조장의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서 시장이 지역 갈등 해소를 이유로 정부안인 김해공항 확장안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부산시가 가덕도 신공항에 사활을 걸면서 나머지 영남권 4개 시·도(대구·경북·울산·경남)와의 극심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한 서 시장은 한 발 더 나아가 “김해 신공항 연계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는 영남권 주민의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계획단계에서부터 5개 시·도지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구지역 한 인사는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한 신공항 관련 약속도 저버린 서병수 시장의 말을 누가 믿겠느냐”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서 시장이 가덕도 신공항 불발에도 시장직을 유지하면서 한술 더 떠 다시 5개 시·도지사 합의, 지역갈등 해소를 운운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밖에 모르는 전형적인 구태 정치인의 행태”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실제 서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공항 유치를 놓고 벌여온 소모적 경쟁과 반목을 털어내고 김해 신공항이 영남권 상생 협력의 굳건한 구심이자 미래 100년 공동 번영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허탈감에 빠져 있는 대구·경북 지역민에 대한 서 시장의 배려는 끝내 찾을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친박 실세라는 사람이 이 정도 반발이나 논란도 예상하지 못하고 직을 걸었으며, 가덕신공항이 무산되자 바로 꼬리를 내리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서 시장의 김해 신공항 수용에도 불구하고 서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날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서부산시민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부산의 미래를 유린하는 김해공항 확장안 즉각 파기하라”고 밝혔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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