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후적지 공무원 선호도 높고, 두류정수장 부지는 접근성 탁월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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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0 07:14  |  수정 2017-01-20 09:17  |  발행일 2017-01-20 제2면
■ 대구시청사 이전 어떻게 되나

재선에 도전하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민감한 현안인 대구시청사 이전 카드를 들고 나왔다. 권 시장은 지난 18일 열린 남구 주민들과의 시민토크에서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2018년부터 시청사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못박았다. 이전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 일부 기초지자체와 시민의 반발이 예상되는 이른바 ‘판도라의 상자’ 개봉에 이어 사태를 봉합할 ‘솔로몬의 지혜’까지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도청 후적지, 가장 유력한 후보
관련법 통과 땐 사실상 市 소유

두류정수장 부지, 감삼역서 3분
시내버스 노선 16개 있어 장점

이전 결정 땐 중구 반발 거셀듯
기존 청사, 공공기관 입주 논의


◆이전후보지는 어디로

1993년 6월 준공된 중구 동인동 현 대구시청 본관(지하 2층~지상 10층)은 좁고, 내부통로가 미로처럼 얽혀있어 공무원과 방문객들에게 적잖은 불편을 줬다. 이에 대구시는 2010~2011년 청사이전 문제를 수면 위에 올려 검토하기 시작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전 후보지의 종착지점. 시청이 움직이면 행정축과 인근 상권축이 같이 움직이게 된다. 녹록지 않은 현안이다. △옛 경북도청 후적지 △두류정수장 부지 △성서산단역 인근 이곡동 행정타운 부지 등 3곳이 이전후보지로 압축된다. 이전사업의 용이성을 감안, 부지매입 부담이 없는 시유지가 주류를 이룬다.

이 가운데 대구시청 별관이 먼저 입성해 있는 산격동 도청 후적지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우선 시 공무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주변 자연환경이 좋아 시청사 건물이 갖는 상징성에도 어느 정도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시철도 엑스코선이 향후 개통되면 접근성 또한 개선된다. 앞으로 도청이전 특별법에 따라 정부가 땅을 매입한 후 대구시에 50년간 무상 양도하면 사실상 시 소유가 된다. 대구 맞춤형 부지활용의 장애물이 사라지는 셈이다.

두류정수장 부지(15만9천여㎡)는 2009년 가동 중단 후 지금까지 방치돼 온 곳이다. 한때 대구기상지청 이전 및 국립한국문학관 신축지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롯이 시청 이전 후보지로만 언급되고 있다. 인근 감삼역에서 3분 거리이고, 시내버스 노선이 16개나 있어 대구 전역에서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이곡동 행정타운 부지(2만3천여㎡)는 당초 달서구가 성서구로 분구될 때를 가정해 확보해둔 곳이다. 이후 국가정책 방향이 분구(分區) 대신 통합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청 이전지 목록에 계속 올라 있다. 대구의 서쪽에 치우쳐 있다는 게 다소 흠이다.

현 시청사에서 부지 추가매입 및 주차장 부지 증·개축방안도 논의된 적 있지만 청사 면적이 부족하고, 청사의 단절성 때문에 흐지부지됐다. 최근엔 아예 언급조차 안 되는 분위기다.

앞서 2010년쯤 대구시는 시청사 이전후보지와 관련해 10곳을 놓고 사업타당성을 저울질한 바 있다. 당시 후보지는 현 청사(증·개축)·동부소방서 일원(동구 신천동)·갑을방직 동편(서구 이현동)·대구교대(남구 대명동)·도청·시민운동장(북구 고성동)·어린이회관(수성구 황금동)·두류정수장·두류야구장 일원·화원읍 구라리 등이다.

◆향후 진행 절차는

시청사 이전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향후 준비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다. 대구시는 2012년부터 해마다 200억원씩 건립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850억원이 적립됐고, 올해는 재정사정으로 일단 100억원만 적립한다. 시는 연내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100억원을 확보할지 아니면 내년에 300억원을 한꺼번에 적립할지 고민 중이다. 확실한 것은 내년엔 사업추진을 할 수 있는 기금목표(1천250억원)에 도달한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순수 건축비 2천500억원의 절반 정도 기금이 확보되면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시 재정이 넉넉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업을 끌고 가면 일반 대민사업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기존 시청사 및 주차장 부지 활용계획 수립도 시급하다. 주차장 부지는 공원·광장·공연장 등 시민참여 문화공간 이용을 검토 중이다. 현 청사에는 인근 상권쇠락 최소화 차원에서 기존 공공기관을 입주시켜 인구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실제 이전지 선정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특히 시민의견 수렴이 중요하다. 이전을 하게 되면 북구(산격동)나 달서구(두류동)로 갈 가능성이 있다. 당장 시청소재지인 중구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의 경우, 시청과의 물리적 거리가 더 멀어져 난색을 표할 수 있다.

권 시장은 내년 3~4월 선거모드로 접어들면 시청사 이전사업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대구시 관계자는 “내년에 이전 필요성, 이전 후보지 장·단점, 재원확보와 관련한 사업타당성 조사용역을 발주해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입지선정위원회 또는 시민 공청회를 열어 시민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대구시청사 이전 주요 후보지 특징

옛 경북도청 후적지 자연환경 좋아 공무원 만족도 높은 곳. 엑스코선 개통되면 접근성 향상
두류정수장 부지 도시철도 2호선 감삼역에서 3분 거리. 16개 시내버스 노선 통과해 접근성 탁월
이곡동 행정타운 부지 달서구 分區 대비해 확보해둔 부지. 대구 서쪽에 치우쳐 있다는 게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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