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을 잡아라”…대구스타디움 테러대비 훈련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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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3 07:23  |  수정 2017-08-23 07:23  |  발행일 2017-08-23 제6면
폭발물처리반·탐지견 신속 투입
헬기·드론 동원…수색 가속도
사건 발생 35분만에 일당 소탕
미니한 주한미군 참모장도 참관
“테러범을 잡아라”…대구스타디움 테러대비 훈련
22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민·관·군·경 합동 종합 대테러 훈련’에서 경찰특공대가 테러범을 진압하기 위해 경기장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열린 이 훈련은 테러범이 대구스타다움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인질극을 벌이는 상황을 가정해 실시했다.
“테러범을 잡아라”…대구스타디움 테러대비 훈련
육군 제2작전사령부 대테러 초기대응팀이 로프를 이용해 헬기에서 하강하고 있다.

“쾅! 쾅!”

22일 오후 2시5분쯤 대구스타디움에서는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어 “1층 출입구에서 원인 모를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날 전시 등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한 ‘을지연습’의 하나로 열린 ‘민·관·군·경 합동 통합 대테러 훈련’의 서막을 알린 상황이다.

이날 현장엔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해 박한기 제2작전사령관, 마이크 미니한 주한미군사령부 겸 UN사령부 참모장 등이 찾아 시종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을 참관했다.

올해로 두번째인 훈련은 테러범이 폭발물을 설치한 뒤 인질을 억류했다는 가상의 상황으로 진행됐다. 지난해와 달리 테러범의 신원에 따라 현장지휘본부가 경찰에서 군으로 바뀌는 게 특징이었다.

최초 폭발 신고 접수에 따라 현장을 지휘한 이는 수성경찰서장이었다. 폭발 후 3분 여가 지나자 수성경찰서장의 지시에 따라 군·경찰·소방·환경청 등이 출동, 화학오염 상황을 점검한 뒤 화재 진압과 환자 후송을 시작했다. 이후 10여 분 동안 폭발물 처리반과 탐지견이 투입돼 추가적인 폭발물 수색 및 제거가 이어졌다.

상황 발생 약 15분 후 6명의 테러범이 스타디움 내부 직원을 인질로 잡고 등장했다. 이들은 총기를 들고 위협 사격을 벌였다. 또 도주용 차량과 헬기를 요구했다.

테러범은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 CCTV와 용의자 몽타주·폭발물 분석을 통해서였다. 이에 따라 현장지휘는 제2작전사령부 예하 특공부대 대대장이 주도하기 시작했다. 군은 즉각 헬기를 동원, 스타디움 외곽을 봉쇄하며 테러범들의 도주로를 막았다.

오후 2시28분쯤, 제2작전사령부 대테러 초기대응팀이 탑승한 헬기 2대가 스타디움 상공 20여m까지 접근했다. 8명의 무장병력은 패스트로프를 타고 일제히 내려와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이후 경찰과 테러범 간의 협상이 진행됐으나 끝내 결렬, 군과 경찰이 일제히 투입되는 진압 작전이 펼쳐졌다. 3명의 테러범을 현장에서 제압한 뒤 무사히 인질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3명은 인근 대덕산 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시민이 제공한 2대의 드론과 1대의 군헬기를 이용, 도주 테러범 3명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결국 상황 발생 35분여 만인 오후 2시40분쯤 모든 테러범을 붙잡았다.

전시상황에 대구지역을 담당하는 미니한 참모장은 이날 훈련을 참관한 뒤 “주한미군과 제2작전사령부는 평소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고 있다”며 “군뿐만 아니라 경찰·대구시 등이 상호 협조를 통해 긴급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권영진 시장도 “오늘 훈련에 참가한 모든 관계자뿐만 아니라 한미 상호간 방호를 위해 힘써주는 주한미군에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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