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사에서 열린 서울·세종시장 후보 추대 결의식에서 김문수 서울시장후보(왼쪽 넷째)와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오른쪽 둘째)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대구 수성구갑’ 당협위원장이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10일 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화했다.
영천 출신으로 2015년 6월 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대구 수성구갑에 도전장을 내밀며 TK(대구·경북) 정치권에 진출했던 김 전 도지사가 3년여 만에 ‘수도권 복귀’를 택한 것이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를) 피하고 싶었다”면서도 복귀 이유로 “대한민국을 김정은 폭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통일시킬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인 한국당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며 ‘색깔론’을 꺼내 들었다.
한국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김 전 도지사의 서울시장 후보 추대 결의식을 열었다. 이날 결의식에서 김 전 도지사는 자신의 출마가 문재인 정권에 대항하기 위함임을 강조했다. 그는 “철 지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좌파의 그릇된 생각에 매달려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에 빠져있다”며 “그들(좌파)이 드디어 수도를 이전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헌법개정안을 내 국회의원 과반수만 찬성해도 수도를 계속 옮겨 다니는 ‘보따리 대한민국’으로 바꾸려 한다”고 비판했다.
金 “좌파 그릇된 생각 매달려
지금 나라가 위기 빠져 있어”
색깔론 꺼내며 文정부 비판
민주당 “TK맹주 노린 洪이
金을 서울 귀양보낸 것” 일갈
특히 김 전 도지사는 “수도 서울의 600년 역사를 지워버리고, 이상한 남북 간의 교류와 화합을 말하는 세력들이 어떤 세력인지 저는 체험으로 잘 알고 있다”며 “그들은 감옥 속에서도 북한 대남방송을 들으면서 김일성주의를 학습해온 친구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청와대에 있다. 저와 같이 감옥에 산 사람들이다. 이들이 한 일이 무엇인지 저는 잘 알고 있다”며 “선거를 떠나 이런 것을 방치한다면 제 양심에서 이 시대의 김문수는 죽은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주민등록도 대구에 되어 있는데 자꾸 저보고 서울시장에 나가라고 한다”며 “저는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지금이라도 저보다 더 적합한 분들이 많이 있고, 제가 꼭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다만 “서울시장을 내지 못하는 당이라면 이 당은 해체되어야 한다”며 “이 나라를 김정은의 핵폭탄으로부터 확고히 지켜낼 수 있는 정당이 한국당 외에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김 전 도지사가 지역을 옮긴 것에 대해 타 정당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박영선 의원은 “홍준표 대표 본인이 대구·경북(TK)의 맹주가 되기 위해 김 전 도지사를 서울로 귀양보낸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서울시장 선거에 대구 정치권과 연고가 있는 김 전 도지사와 홍준표 대표, 그리고 유승민 공동대표 3인의 정치생명이 모두 얽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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