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집을 노려요" 불안한 여성 1인가구

  • 서민지
  • |
  • 입력 2021-10-18   |  발행일 2021-10-20 제9면   |  수정 2021-10-18 19:13
최근 5년간 주거침입 범죄 대구 2천839건, 경북 3천162건 발생
피해자 절반 이상이 여성...배달원 문 두드리는 소리에도 놀라
1082728436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이웃에서 배달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배달원이 밤에 우리 집 문을 잘못 두드리면 무서워요.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싶어도 누군가 반대편 건물에서 나를 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러지도 못합니다." 대구 북구 한 원룸촌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여·27)씨의 말이다.

18일 국회 최기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대구의 주거침입 범죄 건수는 2천839건, 경북은 3천162건이다. 여성 피해 비율은 대구 56.4%(1천601명), 경북 52.7%(1천665명)로 절반 이상이었다.

대구의 주거침입 범죄는 2016년 487건, 2019년 675건, 지난해 669건이었다. 여성 피해자는 2016년 274명 있었지만, 2019년 394명, 지난해 377명으로 증가했다.

경북의 주거침입 범죄는 2016년 544건, 2019년 774건, 지난해 740건을 기록했다. 여성 피해자는 2016년 259명에서 지난해 412명으로 늘어났다.

주거침입 범죄는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구지법에선 전 여자친구의 집에 수차례 몰래 침입하면서 스토킹한 30대 남성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있었다. 전 여자친구는 수사기관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피해를 호소한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남성에 대해 검찰은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했고, 1심·2심 재판부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대구의 여성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거침입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의 '2021 통계로 보는 대구 여성의 삶'에 따르면, 대구의 1인 가구는 2019년 기준 28만4천416가구로 일반 가구의 29.4%다.

여성 1인 가구 비율은 53.8%(15만2천916가구)로, 남성(46.2%)보다 7.6%p 더 높았다. 대구의 여성 1인 가구 비율은 전국(50.3%)보다 높았고, 광역시 중 부산(54.7%)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박영주 대구여성가족재단 여성·안전정책팀장은 "여성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 여성 혼자 다니는 골목에 안전 환경을 구축하는 방법이 있다. 재단에서도 관련 사업을 대구시로부터 수탁받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환경 조성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중요하다"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