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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콘서트하우스, 청년 음악가 오케스트라 프로젝트 '2024 솔라시안 오케스트라' 단원 모집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청년 음악가 대상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인 '2024 솔라시안 유스오케스트라' 단원을 오는 31일까지 모집한다. 올해는 지휘자 도밍고 힌도얀,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이하 솔라시안)는 전문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청년 음악인이 일주일간 세계적인 지휘자와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 전·현직 단원들을 멘토로 음악적 훈련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오케스트라 활동 및 향후 직업 음악가로서의 자기 계발 등에 대해 멘토링 받는 시간도 갖는다. 오케스트라 전체 연습, 악기별 파트 연습 등 일주일간 훈련을 거쳐 이들은 오케스트라 무대에 오른다. 올해는 대구콘서트하우스뿐만 아니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의 투어 공연도 진행한다.솔라시안에 함께할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이자 폴란드 국립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인 도밍고 힌도얀은 베네수엘라 음악교육 시스템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가 배출한 세계적인 지휘자이다. 그는 영국 리버풀의 빈곤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인 하모니(In Harmony)' 교육 프로그램을 이끌기도 했다. 일주일 동안 솔라시안의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성장할 청년 음악인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며 함께할 예정이다.피아니스트 손민수는 캐나다 호넨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과 부소니, 클리블랜드, 루빈스타인 등 저명한 국제 콩쿠르에서 연이어 수상했다. 미시간 주립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하고, 지난해 9월부터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연주 전국 투어를 하며 피아니스트로서, 교육자·음악가로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민수는 청년 음악가들의 도전을 응원하며 협연자로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일주일 동안 동고동락할 예정이다.솔라시안 단원은 현악기, 목·금관악기, 타악기 부문 약간 명을 선발한다. 17~29세 국내외 음악 전공자들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자유곡 1곡, 지정곡 1곡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참가신청서 1부와 함께 e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053)250-1436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지휘자 도밍고 힌도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피아니스트 손민수.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2024.05.03
국가무형문화재 '살풀이춤' 보유자 대구 출신 정명숙 사단법인 전통춤연구보존회 이사장 별세
국가무형유산(국가무형문화재) '살풀이춤' 보유자 정명숙 <사>전통춤연구보존회 이사장이 지난 2일 별세했다. 향년 89세.1935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여고를 졸업 후 상경, 김진걸 전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등에게서 여러 춤을 배웠다. 1982년부터 서울 강북구 삼양동 자택에서 고려민속무용연구원을 운영했고, 1991년 종로3가로 옮겨 제자를 길러냈다.1991년 7월∼1993년 7월 살풀이춤 예능 이수자, 1993년 8월∼2019년 11월 살풀이춤 예능전승교육사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승무·살풀이춤 보유자 이매방(1927∼2015) 선생 작고 후 2019년 11월 살풀이춤 보유자로 인정됐다.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103호실. 발인 5일 오전 7시.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지난 2일 별세한 국가무형유산 '살풀이춤' 보유자 정명숙 사단법인 전통춤연구보존회 이사장. 영남일보 DB
천만 반려인 시대, 우리 댕댕이와 함께 갈 수 있는 경산 카페와 공원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 '천만 시대'다.지난해 6월 KB경영연구소 에서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 가구'는 552만 가구이며 '반려인'은 1천262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반려인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가기 좋은 식당·카페·여가 시설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는 '댕동여지도'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에 반려동물과 동행하기 좋은 장소를 소개할 계획이다. 댕동여지도는 장윤아 기자의 반려견 '푸딩이'와 함께한다. 푸딩이는 울산 동구에 있는 한 동물병원에서 보호 중이던 유기견이었다. 지난 2021년 5월 1일 가족이 되었고, 2017년생(추정)이다. 견종은 말티푸(말티즈와 푸들 사이에서 태어난 믹스견)로 추정된다.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실내 요소들…'멍푸치노' '오던네컷' 등 댕동여지도 첫 편은 '경북 경산시'다. 지난 3월 23일 '세계 강아지의 날'을 맞아 경산시 압량읍에 위치한 카페 '오던'에 다녀왔다. 이곳은 넓은 주차장과 대형 야외운동장이 있는 '애견동반 카페'다.이곳은 반려견의 입장료는 별도로 받지 않는다. 대신 실내에서는 반려견을 안은 상태로 이동해야 한다. 짖거나 마킹 훈련이 되지 않은 경우 야외테이블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반려인들을 위한 다양한 음료와 함께 강아지들을 위한 '멍푸치노'가 이곳의 특색 메뉴다. 멍푸치노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는 강아지들을 위해 락토프리 우유 또는 펫 밀크로 만든 강아지 전용 음료다.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서 스팀을 올리고, 발바닥 모양으로 파우더를 뿌려서 라떼 아트도 만들어준다. 가격은 4천500원 이다.또 반려견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오던네컷'도 매력적인 요소다. 포토부스에는 강아지를 위한 다양한 소품도 준비돼 있다. 가격은 1장에 5천원이다. 휴대폰에 사진과 영상을 다운 받을 수 있도록 QR코드도 함께 프린트돼 나온다.◆야외로 나가면…'푸른 인조 잔디 운동장' '이글루 돔' 등 이용 가능 야외로 나가면 넓고 푸른 '인조 잔디 운동장'을 이용할 수 있다. 파라솔이 설치된 벤치, 좌석과 테이블 등이 있다.이글루 돔도 이용할 수 있다. 에어컨, 온풍기, 블루투스 스피커, 무드등, 캠핑의자 등이 준비돼 있어 반려견과 함께 '캠핑' 기분도 낼 수 있다. 이글루돔은 피자 1판 혹은 브런치 메뉴를 2인 이상 주문, 베이커리를 2만원 이상 구매 시 2시간동안 이용할 수 있다. 사용한 배변봉투는 가게에서 마련해둔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이곳에서 만난 황모(50)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됐다. 넓은 운동장 형태의 '플레이그라운드'가 있는 곳을 선호하는데, 이 곳을 찾은지 1년이 넘었다"며 "말티즈인 '하루'를 풀어놓고 놀게 할 수 있는 곳이 여기뿐이다. 주말에 강아지와 외출하면 거의 여기로 온다"고 했다.2살 말티즈 '라떼'의 견주인 박모(25)씨는 "주변이 할머니 댁인데 오가며 보다가 큰 카페가 생겼길래 찾아보니 애견동반 가능한 곳이어서 함께 와봤다"면서 "강아지와 같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재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2층은 '노키즈·노펫존(No kids·No pet zone)'으로 운영되며, 3층은 루프탑으로 운영되고 있다.◆오던에서 차로 5분 '경산대추테마공원'…반려견과 산책하기 '딱'카페 근처에 위치한 '경산대추테마공원' (경북 경산시 갑제동)도 반려견과 가볼 만한 장소다.공원은 오던에서 차로 5분 정도 소요된다. 공원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데크도 유지보수가 안전하게 잘 돼있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 좋다. 공원에는 다양한 조형물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다만 쓰레기통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길 옆의 풀밭에는 각종 쓰레기들과 동물들의 배설물이 '난장판'을 이루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글·사진=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장윤아기자의 반려견 푸딩(7세)①주차장 전경 ②경사로 ③제2주차장 안내판 ④제2주차장 모습①멍푸치노 ②멍푸치노를 먹는 푸딩이①오던네컷 ②오던네컷 포토부스 모습 ③오던네컷 체험 ④사진찍는 푸딩이①야외 좌석 모습 ②이글루돔 내부 모습 ③오던에서 판매하는 브런치 메뉴(토마토 미트볼 파스타 15900원, 샐러드 파스타 16900원, 아이스아메리카노 6천원, 멍푸치노 4500원) ④이글루돔 내부의 에어컨과 온풍기 ⑤미니의자에 앉아있는 푸딩이 ⑥외부에 마련된 쓰레기통①경산대추공원 전경 ②잘 정돈되어있는 데크와 푸딩이댕동여지도 첫번째 이야기 ⑴경산편_경산명품대추테마공원과 오던의 위치댕동여지도 첫번째 이야기 ⑴경산편
[트렌드 트립]가왕 '나훈아' 마지막 콘서트 투어…판매 40주년 기념 '짜파게티 더블랙' 출시
디지털뉴스부가 온라인상에서 주목할 만한 이슈들을 알려드립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이번 주에 이슈였던 맛집, TV 프로그램, 영화, 책, 유튜브 등 다양한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또 앞으로 주목해야 할 문화와 SNS 등도 함께 알려드립니다. 매주 '트렌드 트립' 코너를 통해 다양한 소식을 접해보세요.◆가왕 '나훈아' 마지막 콘서트 투어…"박수칠때 떠나라는 진리를 따를 것"지난달 27일 가수 나훈아의 '2024 고마웠습니다- 라스트 콘서트가' 열렸다. 올해 2월 나훈아는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공개하면서 은퇴를 시사했다. 편지에서는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고 했다. 콘서트에서는 "이제 마이크를 내려놓으려 한다"면서 "내 혼이 다 빠져가가는 그런 이상한 기분이다"면서 은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콘서트에서는 오프닝 '고향역'에 이어 '남자의 인생' '18세 순이' 등 6곡을 쉬지 않고 열창했다. 무대 의상도 여러 차례 갈아 입는 등 쇼맨십을 보였다.◆짜파게티 판매 40주년 '짜파게티 더블랙' 출시…건면 사용으로 칼로리 줄여농심은 올해 짜파게티 판매 40주년을 맞아 '짜파게티 더블랙'을 출시했다. 짜파게티 더블랙은 면과 스프 모두 새로운 변화를 통해 더 깊고 진한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스프에는 소고기 풍미를 추가하고 볶음양파분말의 함량을 늘려 갓 볶은 간짜장 맛을 구현했다. 면발은 농심 건면 중 가장 굵은 건면을 사용했다. 건면 사용으로 칼로리는 20% 이상 낮췄다. 또 칼슘 1일 권장량 700㎎의 37%에 달하는 262㎎을 함유한 고칼슘 제품이다.◆뉴진스 신곡 뮤직비디오 조회 수 2천만 건 돌파…복고풍 영상미 인기걸그룹 뉴진스의 신곡 '버블 검'(Bubble Gum) 뮤직비디오가 인기다.지난 1일 어도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1천784만뷰를 기록했다. 버블 검은 지난달 27일 공개됐다. 버블 검은 듣기 편한 멜로디와 순수한 복고풍 영상미래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해당 노래는 다음 달 24일 발매 예정 중인 '하우 스위트'(How Sweet)의 수록곡이다.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나훈아 '2024 고마웠습니다 - 라스트 콘서트' 인천 공연. 연합뉴스짜파게티 판매 40주년 기념 '짜파게티 더블랙' 출시. 농심 제공뉴진스. 연합뉴스
[놓치면 후회!] 어울아트센터 하반기 정기대관 접수
대구 어울아트센터가 2024년 하반기 정기대관 접수를 오는 13일까지 받는다.대관 공간은 어울아트센터 함지홀(425석), 오봉홀(116석), 갤러리 금호(약 40평, 132㎡), 갤러리 명봉(약 13평, 42㎡)이다. 대관 가능한 기간은 7월부터 12월까지다. 대관 승인은 심의를 통해 결정되며 대관 심의 결과는 오는 17일 통보할 예정이다.접수는 13일 오후 6시까지이며 e메일로 받는다. 대관 접수 시 공연장·전시장 사용 허가 신청서 및 계획서, 대관 시설 세부 사용 신청서, 서약서 등이 필요하다. 자세한 사항은 행복북구문화재단 홈페이지(www.hbcf.or.kr)를 참고하거나 전화(053-320-5125)로 문의하면 된다.
[놓치면 후회!] 달서가족문화센터 여름학기 문화강좌 수강생 모집
달서문화재단 달서가족문화센터가 여름학기 문화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 올해 여름 학기 문화강좌는 여름 휴가와 방학기간에 맞춰 가족이 함께하는 문화 바캉스를 위한 강좌를 중심으로 185개의 다양한 강좌를 준비했다. 초등학생 대상 방학 프로그램으로, '최신 유행 K-pop 한곡 끝내기' '나만의 미니어처 하우스' '자신감 업! 방송 스피치' '나도 이모티콘 작가' '나도 웹툰 작가' '차근차근 바느질과 작품 만들기' 강좌를 마련했다. 원데이 클래스는 여름을 테마로 한 다양한 장르의 강좌를 선보인다. '평범한 날, 특별한 맛: 함박스테이크' '정성가득 선물 사브레 쿠키 세트' 만들기와 '여름 인테리어 소품, 이끼 테라리움' '빛나는 여름 반짝이는 손, 실버링' '핫한 인테리어 장식 마크라메 무드등' '뜨겁게 빛나는 선인장 스테인드 글라스' 만들기 강좌가 진행된다.그래픽 및 동영상 분야의 인기 추세와 미디어 트렌드를 반영해 컴퓨터 분야 등에 신규 과정을 개설했다. 단기 강좌 중 일부는 수강 기간을 연장해 수강생들이 배움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보다 심화된 수준의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일반 강좌는 7일, 어린이 강좌는 9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수강 기간은 6월3일부터 8월30일까지이다. (053)632-3800~2달서가족문화센터 문화강좌 모습. 〈달서가족문화센터 제공〉
[신간] 채만식 소설어사전…생소하고 난해한 단어 뜻풀이…채만식 소설 다시 읽기
1920~1930년대에 활동한 소설가 채만식은 많은 작품을 남긴 시대의 대표적 작가다. 우리가 당시의 소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일제강점기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민족의 암흑기였던 시기에 문학이 더 풍성해지고 성숙해진 것은 그만큼 진실한 역사의 삶이 존재했다는 증거다. 그러나 이 시대의 소설을 읽을 때 큰 어려움에 부딪히는 이유는 바로 어휘 문제 때문이다. 지금 사전에 실려있지 않은 말, 생소하고 난해한 단어들로 인해 문장으로 올바르게 이해하거나 그 안에 담긴 가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어휘들을 가급적 많이 찾아내고 풀이하는 작업은 누군가 꾸준히 할 일이었으며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채만식 소설어사전'은 단순히 어휘 풀이를 넘어 소설 속에 쓰인 문맥을 따라 새로 뜻을 풀이한 것이 특징이다. 소시민과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현실을 그려나갔던 채만식의 작품 세계를 면밀히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기존의 국어사전에 없던 토박이말 1천600여 단어를 비롯해 지역의 방언, 의성어와 의태어, 준말 등 다양한 어휘 구사 형태를 볼 수 있다. 이는 작가 채만식이 당시의 어느 작가 못지않게 어휘 구사력이 뛰어났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알려준다. 한편 이 책은 1997년 6월 출간 이후 27년 만에 재출간한 것인데 '채만식 어휘사전'에서 '채만식 소설어사전'으로 바뀌었다. 여기에는 한국 근대 작가들의 작품에 나오는 어휘를 찾아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저자의 절실한 마음이 담겨 있다. 엮은이 임무출은 김천 출생으로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계명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경산 진량중·고에서 국어를 가르쳤고 계명대 강사를 역임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채만식 소설어사전 임무출 엮음/아로파/812쪽/3만원
[정만진의 문학 향기] 초원의 빛
1913년 5월3일 미국 극작가 윌리엄 인지가 태어났다. '사랑하는 시바여, 돌아오라' '피크닉' '버스 정류장' 등 그의 극작들은 영화로서도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윌리엄 인지의 작품들은 이루지 못한 남녀 사이에 관심이 많다. 그만큼 대중문학적 요소가 강하다. '초원의 빛' 역시 첫사랑은 맺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에 서사의 바탕을 두고 있어 흥행에 성공할 기본을 갖추었다. 미남 고교생 버드와 청순한 여고생 디니는 첫사랑의 연인이 된다. 버드는 디니와 육체관계를 원한다. 엄격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디니는 버드의 바람을 거부한다. 부잣집 아들인 데다 뛰어난 외모를 가진 버드는 디니를 멀리하고 뭇 여학생들과 어울린다.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디니는 급기야 자살을 시도한 끝에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대공황 국면에 버드의 집이 파산하고, 버드의 아버지가 충격으로 자살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학교를 그만두고 시골마을로 이주한 버드는 세월이 흐른 뒤 결혼해 아빠가 된다. 디니도 퇴원해 결혼한다. 그 후 디니는 친구들과 함께 버드가 사는 농장을 방문하게 된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과거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되, 앞으로는 우정을 나누자고 이야기한다. 결말을 장식하는 디니의 결정에 과연 지지할 만한 타당성이 있는지 헤아려 본다. 2024년 5월 현재 세계 최고령자로 인정된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할머니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마리아 할머니는 일곱 가지 장수 비결을 말한다. 그중 정서적 안정, 평정심 유지, 걱정이나 후회 않기, 자연과의 접촉 등은 많이 들어본 항목들이다. 그런데 "해로운 사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지내기"는 색다르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디니에게 버드는 그저 해로운 존재였다. 입으로는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마음에는 자기 자신밖에 없었다. 춘추전국시대 묵가의 표현을 빌리면 "겸애(兼愛)" 사상이 전혀 없는 저급한 이기주의자에 지나지 않았다. 사람 보는 안목이 모자라는 어린 시절의 디니는 버드를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좋은 친구 사이로 지낼 생각을 하면 잘못이다. '삼국지연의'의 유비는 여포를 평가하면서 "한번 배신한 자는 또 배신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초원의 집'은 극본이고 영화일 뿐이다. 허구와 현실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대중은 선량한 배역을 맡은 연기자를 실제로도 착한 사람으로 오인하며 추종한다. 정만진 소설가
[신간] 구체적인 어린이…동화책 읽는 어른들, 진짜 어린이를 만나다
"어느 작은 마을 변두리에 잡초가 무성한 오래된 정원이 있었다. 그 정원에는 낡은 집 한 채가 있었고, 이 집에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아이가 살고 있었다. 그 아이는 아홉 살인데 혼자 살고 있었다. 삐삐한테는 엄마아빠가 없었지만 사실 그것도 아주 잘된 일이었다. 왜냐하면 한창 신나게 놀고 있는데 '자, 이제 자야지' 한다거나 캐러멜이 먹고 싶은데 간유를 먹으라고 할 사람이 없으니까." 1945년 출간된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첫 문단이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혹평과 찬사가 엇갈렸다. 하지만 이 논란은 결국 긍정적인 의견으로 기울어졌다. 이 작품은 이전 작품과 달리 어린이의 감정과 욕망을 담았고, 어린이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기에 결국 이것이 현대 아동문학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좋은 어린이책은 어른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어린이가 아닌, 보편적이고도 개별적인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다. 아동문학 평론, 창작, 연구와 교육 등 어린이와 문학을 다방면으로 오랜 시간 다뤄온 저자는 아동문학에 등장하는 어린이의 모습이 늘 같다면 그건 '가짜 어린이'일 수 있다고 본다. 아이들은 모두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하나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보편적 어린이상을 어른들이 실제 현재의 어린이에게 덧씌운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책에서 동시, 동화, 그림책, 그래픽 노블, 청소년 소설 등 여러 장르의 다양한 작품 100여 편을 골라 30가지 주제에 맞춰 소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어린이책은 어린이와 어른에게 사랑받아온 세계적인 고전과 함께 오늘날 사랑받는 최신 명작을 아우른다. 책에선 학교, 심부름, 가족, 할머니, 밥, 스포츠 등 일상의 소재로 어린이의 세계를 만나본다. 또 전쟁과 폭력, 가난, 죽음, 애도 등 어떤 어린이에게는 현실로 다가오는 슬픔에 대한 문제도 이야기한다. 이는 작고 약하며, 보호 또는 통제받아야 하는 어린이의 존재적 성격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아동청소년문학에서 여성 화자의 내면과 경험을 조명할 때는 성평등 어린이책을 큐레이션 하는 '다움북클럽'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는 저자의 시선이 담겨 있다. 저자는 어린이를 대상화하지 않고 주체로서 재현할 때 진정한 어린이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 1부 '내 옆의 어린이와 내 안의 어린이'에선 가족이나 부모를 비롯해 우리 일상생활에서 어른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의 자리를 주의 깊게 살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부 '지금 이곳의 어린이는'에선 오늘날 어린이를 둘러싼 현실을 다양한 면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작품을 소개한다. 3부 '슬픔에 대한 어린이의 질문들'에선 전쟁과 죽음, 폭력 등 무거운 주제를 어린이책이 어떻게 고민하고 전달해왔는지를 볼 수 있다. 4부 '이야기에서 이야기로'에선 어린이책의 문학적 아름다움과 서사적인 즐거움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난다. 5부 '어린이라는 소수자'에선 저자의 오랜 고민이 담긴 글을 담았다. 그는 가장 약한 존재들과 연결되는 어린이의 존재를 성찰한 작품을 읽어낸다. 저자는 "어느새 경계를 넘어 내 안에 성큼 들어 앉아 마치 주인인 양 당당하게 자연스레 자리 잡은 어린이는 그 어떤 타자보다 더 나를 기쁘고 행복하게 만든다. 나아가 이 경험이 다른 타자들, 특히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에게 열리도록 이끈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들안길초등 지난해 5월4일 대구 들안길초등에서 학부모와 함께한 '들樂날樂 놀이한마당'에서 학생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구체적인어린이_표1 김유진 지음/민음사/328쪽/1만7천원
[신간]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 상상력 넘치는 퍼즐같은 詩…절제된 언어로 삶의 방식 그려
대구에서 활동하는 김건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절제된 언어로 시적 대상을 내밀하게 그려낸다.이번 시집에는 모두 58편의 시를 담았다. 1부 '흰 눈썹에 가둔 새의 숨소리', 2부 '저 붉은 꽃잎이 문을 두드리면', 3부 '달의 이면에 숨은 문장', 4부 '벌겋게 익어갈 나의 사과들'로 구성됐다.특히 환상적인 장면에서 불쑥 등장하는 생활감 넘치는 시어들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는 일종의 '시적 전략'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러한 시 쓰기의 태도를 "한 문장으로 사그라드는 감정을/ 사방으로 흩어지려는 은유의 중력을/ 부스럭거리는 반어 또한 나는 모른다// 맨발의 내가/ 그대에게 깃발을 꽂으려/ 한 발 한 발 다가갈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삶은 혼자만이 걷는 길이 아니고 우리 모두 함께 걷는 길의 지평 위에 있기 때문에 소중하고 가치 있다고 강조한다. 이번 시집에는 세련된 시적 문장을 억지로 늘어놓지 않는다. 평이한 문장을 사용하면서 디테일한 상황 묘사가 두드러진다. 수사적인 표현이나 작위적인 설정 없이 존재하는 진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러면서 강렬한 이미지와 상징성도 시어 속에 숨어 있다. 시를 읽어갈수록 마치 낱말 퍼즐을 푸는 상상에 빠진다."천 개의 조각마다 천 개의 꿈이 있지// 꿈이 있을 법한 조각의 허벅지에/ 뒤꿈치 끼워 맞추는 것은 모두 비밀// 클림트가 키스를 완성할 때/ 황홀한 눈빛과 달콤한 입에 맞는/ 수천의 감정을 찾아 그렸듯// 합일의 정점으로 한 발짝 다가가는/ 나는 퍼즐러"('나는 퍼즐러' 중에서)시집에는 시인의 삶의 방식도 드러난다. "우산 쓴 누군가와 좁은 골목길에서 마주칠 때/ 한쪽이 우산을 더 높이 들어야/ 비켜 갈 수 있는 방향// 변덕스러운 날씨라도/ 먹구름에 둘러싸여도/ 바람에 날리지 않게 손잡이를 꽉 움켜쥐어야 한다// 사선으로 사정없이 쏟아지는 비바람에/ 자기소개서 들고 온몸으로 돌진한다"('우산의 방향' 중에서)이구한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김건희 시인의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은 제목부터 몸의 운동이 외부에 강하게 파동친다. 오렌지를 낯선 별에게 던진 몸이 외부와 관계를 맺음은 대상을 향한 존재의 의식 흐름이며, 생명의 지향성에 대한 관심"이라면서"몸 안의 세계를 탐색하던 시인은 몸 밖의 세계로 나아갔고, 몸 밖의 세계에서 더 넓은 세계, 더 나아가 '낯선 접시별'인 우주로까지 송신을 한다"고 평했다.김건희 시인은 2018년 미당문학 신인 작품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두근두근 캥거루'가 있고, 2016 동서문학상, 1회 해동공자 최충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대구시인협회, 문인협회 회원, 미당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김건희 시인의 두번째 시집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은 환상적 풍경에서 불쑥 등장하는 생활감 넘치는 시어로 가득하다. 김건희 지음/ 상상인/134쪽/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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