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두 도시의 강점을 공유하자

  • 입력 2012-07-27 07:43  |  수정 2012-07-27 07:43  |  발행일 2012-07-27 제3면
[기고] 두 도시의 강점을 공유하자

최근 들어 대구와 구미간 생활권 및 경제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양 도시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공유(share)하는 길만이 양 도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

양 도시의 강점은 아주 두드러지게 차이가 있는 데다, 상호보완적이어서 양 도시의 통합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대구와 구미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도시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구미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 기업도시이다. 또한, 대구는 인구 250만명 도시의 기반시설과 문화역량, 기업지원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인재를 양성하는 우수한 교육기관을 보유하고 있는 강점이 있다.

과거 1970~80년대 국가 수출을 주도해오던 구미지역은 2000년대 이후 도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의 역외 이전, 연구와 기술인력의 수도권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지속적인 중소기업 모듈공장의 해외이전, 중소협력업체의 구인난 증가, 교육 및 문화 등의 정주여건 미비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규제완화조치 이후 구미에 있는 우수한 인력들이 구미사업장을 기피하거나 퇴사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구미산업단지의 고급인력이 빠져나가는 이유는 인구 40만명 도시의 한계 때문이다. 자녀를 위한 교육인프라를 갖추기 힘든 데다, 여가를 즐길 만한 문화·예술·스포츠 시설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대구 역시 18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최하위를 기록함에 따라 지역내 좋은 일자리가 감소하고, 청년층의 인구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여전히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교육도시다.

대구는 구미가 필요로하는 우수인력의 공급과 자녀교육을 담당하는 우수한 초·중·고교를 보유하고 있어 양 도시는 상호보완할 여지가 매우 많다. 또 대구지역은 성서공단을 중심으로 기계금속 및 금형산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금형산업은 IT산업의 핵심으로 이미 대구의 금형산업은 구미지역의 IT산업을 상당부분 지원하고 있다.

그간 구미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기초생활권을 강화하기 위해 대구시와의 연계를 통한 발전방안을 내놓았으나 구미지역 상인들의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혹은 ‘대구의 위성도시로의 전락’ 등과 같은 부정적 인식 때문에 대구시와의 연계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대구시 역시 구미시와 기업유치경쟁에 나서면서 서로간에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러나 구미산업단지가 위기에 빠지면 대구의 소비가 타격을 받아 대구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구-구미 단일 생활권으로의 통합은 두 도시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자 중요한 문제다.

대구 달서구와 북구지역 등의 교육기관과 연계해 구미지역 중학생들이 대구지역 고교로 진학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대구는 수준높은 교육여건과 성숙된 문화·예술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구미의 입장에서는 250만명 대구시가 갖춰놓은 다양하고 규모있는 교육(대학교)·문화·여가시설 등과 같은 대도시 인프라(도시기반시설)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 실현 가능하고 유력한 대안이다.

대구는 세계적 기업도시인 구미의 산업인프라를 따라갈 수가 없다. 따라서 대구와 구미가 동반성장과 함께 지역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인구유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강점을 강화하는 등 상호간의 협력을 통한 상생발전을 해야 한다. 이길만이 대구와 구미가 살 길이다.

두 도시간 통합에서 가장 유념해야할 점은 기업도시 구미가 대구시로 편입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두 도시간 역할분담을 통한 상생의 파트너십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파트너십은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 핵심하다. 따라서 대구도시권 형성이라는 파트너십의 구축은 기업도시 구미의 ‘자족도시’ 기능을 약화시켜 대구대도시권의 위성도시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니다. 구미는 성장관련 기업도시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며, 대구는 구미의 기업지원기능은 물론, 인력공급을 통해 사람이 머무르는 대구대도시권 형성으로 서로간에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이재훈<영남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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