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척의 대구·구미 기업유치 놓고 경쟁할 이유 없어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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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7-27 07:46  |  수정 2012-07-27 08:03  |  발행일 2012-07-27 제1면
[더 큰 대구, 더 큰 구미 .5] 투자유치 경쟁보다 협력

2009년 10월, 대구시는 의료용 초음파 응용기기 분야 선도기업인 <주>프로소닉(경주시 건천읍)과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내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시설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시는 프로소닉의 기술력과 해외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첨복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의료기술 개발과 각종 의료기기 생산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프로소닉은 대구가 아닌 구미에 새 둥지를 틀고 오는 9월부터 생산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자회사 편입에 따른 것으로, 구미시도 유치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의료기기 기업이다 보니 여러 지자체가 관심을 기울였으나 최종적으로는 구미로 이전하게 됐다”며 “앞으로 의료기기에 많은 지원과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대구와 구미를 중심으로 흩어져 있던 모바일관련 산업체를 하나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자며 대구시 북구 강북(칠곡)지역에 추진된 구미~칠곡~대구 연계 모바일클러스터는 2년여 만에 없던 일이 됐다.

대신, 2010년부터 모바일산업 융합기술센터 구축이라는 이름으로 대구는 모바일융합글로벌경쟁력 강화사업, 구미는 모바일융합기술센터 구축사업으로 지경부 지원을 받아 대구와 구미가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모바일클러스터 입주를 계획했던 대구와 구미지역 모바일 관련 업체들은 대구모바일융합센터와 경북대IT융합빌딩, 구미산업단지 등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이처럼 대구시와 구미시가 경쟁적으로 국내외 기업 유치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적지않은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구와 구미에 국가산업단지 등 새로운 산업단지 조성이 잇따르면서 업종 중복 등으로 불과 40㎞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을 두고 경쟁 아닌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시는 달성군 일원에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사이언스파크)·대구테크노폴리스·성서5차산업단지, 동구 일원에 혁신도시·첨단의료복합단지·대구연구개발특구를 조성하면서 성공의 열쇠가 기업유치에 있다고 판단,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구미시도 구미국가산업5단지(하이테크밸리)와 구미경제자유구역(디지털산업지구) 조성이 추진되면서 기업유치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두 지역에서 동시에 그것도 비슷한 업종의 기업유치가 진행돼 기업 한 곳을 놓고 경쟁을 벌이다 득보다 실이 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다 구미시는 폐업 부지가 많은 기존 구미국가산단을 첨단지식기반 산단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QWL(Quality of Working Life)밸리로 새롭게 조성하면서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 부지 중 6만6천㎡를 의료단지로 조성키로 하고, 의료관련 기업 유치에 나서 대구시 동구의 대구경북첨복단지와 중복 유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지역 경제계에서는 대구시와 구미시가 경쟁을 피하고 상생하기 위해 전자·전기, IT 등 대기업 및 중견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발달한 구미는 부품수급적 업체 중심으로, 대구는 풍부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인력수급적 업체 중심의 기업유치가 바람직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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