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축산항을 성게 집산지로 육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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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07 07:36  |  수정 2014-04-07 07:40  |  발행일 2014-04-07 제11면

몇 년 전만 해도 대게철만 되면 영덕에는 대게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하지만 요즘 너무 높아진 대게가격에 소비자는 부담을 느끼고, 대게상인 역시 상당히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붉은대게(홍게)를 한번 돌아보자.

붉은대게는 연간 어획량이 3만t에 이르고 1차가공 수출액만 900억원 이상이 되는 동해안의 수산 자원보물이다.

이웃 일본은 게종류 수입액만 연간 1조원이 넘을 정도로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붉은 대게도 물량으로 보면 3천억원 이상의 시장을 충분히 형성할 수 있다.

붉은대게는 육질이 연하고 정미성분이 풍부해 감칠맛이 많고 껍데기와 분리가 잘돼 가공용으로 적당하다. 국내생산의 80% 이상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요즘은 국내에서도 게장통조림이나 게살통조림이 시중에 나오고 있다.

다만 일본에 판매를 의존하다보니 제값 받기가 어렵고, 국내에서는 저가 취급을 받아 내수 시장을 키우기가 쉽지 않다. 현 시세보다 50% 이상 가격이 올라야 제대로 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또 하나의 먹거리 특성으로 신(新) 정동진으로 유명한 영덕군 축산항의 성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성게는 왕성하게 생육하며, 그 서식지는 전국 연안으로 매우 광범위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연안 해양 생태계를 황폐화시키는 백화현상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때문에 해적생물로 규정됐고 각 지자체에서는 성게를 없애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하지만 성게알은 덮밥, 국류, 제빵류 등에 사용이 가능하고 지금은 병조림으로 개발돼 전국 백화점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어 향후 새로운 시장으로의 기대가 높다.

성게알 가격도 상품개발 초기보다 배 이상이 올라 어민의 인식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일본의 경우 연간 성게알 소비량이 3만t에 이르며, 이 중 2만t을 수입한다고 한다. 연간 수입액이 6천500억엔 정도이니 그 시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홋카이도에서는 성게 공원도 조성돼 있어 그 지역 향토 특산물로 유명하다.

영덕 축산항을 성게 집산지로 육성하면 어떨까.

각 어촌계에서 성게를 수확해 축산의 원료 작업장에서 알을 채취해 도매시장을 형성하고 축산항에서는 성게 음식을 개발해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죽도산을 성게 공원으로 조성해 볼거리를 제공하면 지역 특산물로서 제격이 아닐까 한다.

이미 영덕에는 국내 최초로 성게알 가공 공장을 확보하고 있으니, 잘 다듬고 만들면 수년 후에는 영덕대게와 더불어 제2의 보물이 될 것 같다.

박재희 영덕농수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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