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시장내 식자재 마트 입점 ‘없던일로’···상인 오랜 염원 ‘공동물류창고’설치

  • 박주희
  • |
  • 입력 2014-07-16 07:30  |  수정 2014-07-16 09:10  |  발행일 2014-07-16 제6면
권영진 대구시장 칠성시장 ‘현장소통 시장실’

15일 오후 1시쯤 칠성종합시장역 2번 출구 앞. 원형 테이블에 수십개의 의자가 세팅된 하얀 천막 아래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의 첫 ‘현장소통 시장실’이 열렸다. 시장과 칠성종합시장 내 상인연합회장단이 시장내 당면한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권 시장은 “대구는 장기 경기 침체로 서민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현장 목소리를 듣고 해결책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롯데쇼핑 꼼수 진출에 대구시·칠성시장 상인 한목소리 반대

대구시와 칠성종합시장상인회는 시장에서 1㎞가량 떨어진 오페라하우스 옆 부지에 개점하려는 롯데마트 꼼수 입점은 불가하다고 강하게 한목소리를 냈다.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SPH(스탠다드퍼시픽홀딩스)라는 시행사가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을 했고, 대형마트로 용도변경도 승인된 상태다. 이후 지난 6월 롯데쇼핑이 SPH로부터 사업권을 넘겨받아 변칙적 입점을 하려고 명의변경을 신청했다.

장경훈 칠성종합시장 상인연합회장은 “권 시장이 4차 순환로 내에 대형마트를 불가한다고 후보시절에 공약하지 않았냐”고 공격했다.

권 시장도 북구청 관계자에게 “왜 대형마트로 용도변경 승인이 됐냐”고 지적한 뒤 “롯데쇼핑으로 명의변경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롯데쇼핑 입점 계획은 사기에 가깝다”면서 “북구청에 대한 감사를 고려 중이고, 이런 행태에 대한 수사의뢰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인근 롯데쇼핑 진출
“명의변경 안 해 줄 것”

칠성진·경명·원시장
상인간 재건축 마찰
“찬반 협상테이블 마련”

헬스장 등 편의시설
전선 재정비 건의도


◆ 칠성진·경명·원시장 재건축 불협화음으로 ‘시끌’

이날 핫이슈 중 하나는 칠성진·경명·원시장 재건축이었다. 재건축을 둘러싼 상인 간의 불협화음은 고성으로 번졌다.

토론이 끝나고 권 시장이 재건축을 추진하는 시장 일대를 돌 때에도 ‘결사 반대’를 외치는 상인들이 꽤 많았다. 재건축 추진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날 대화에서 찬성 측 상인과 반대 측 상인 간에 언성이 높아지자 권 시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권 시장은 “양측의 의견 모두 일리가 있다. 찬반 측의 협상테이블을 만들어 심도있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보자”고 말했다.


◆ “공동물류 창고 설치” 상생협약서 체결

이날 현장소통 시장실은 그간 칠성시장상인연합회가 ‘상권 잠식’의 이유로 반대해 온 시장 내 식자재마트 입점을 없던 일로 하는 상생협약서를 체결하는 것으로 문을 열었다. 칠성종합시장상인연합회·대구시·건물주가 식자재마트 대신 상인들이 오랫동안 열망해오던 냉동저온창고 등 공동물류 창고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

3자간의 협약이 체결되자, 상인들은 마트 입점을 반대하며 시장 곳곳에 걸었던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대화 말미에 장경훈 회장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구시, 북구청, 정부에 바라는 사항을 조목조목 얘기했다.

장 회장은 “오전 4~5시에 일을 시작해 오후 8시 넘어야 마치는 상인들이 많다”면서 “시장 내 건물을 매입, 헬스장·샤워실 등의 편의시설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상인회는 “시장 건물 노후화로 전기 누전의 위험이 높다. 대구시와 한국전력이 협약을 체결해 시장 내 전선 재정비 사업을 진행해 줄 것”을 주문했다.

2시간 가량의 토론을 마친 권 시장은 첫 민생 현장에 나온 소감에 대해 “현장의 생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민생 현안에 대해 대구시가 해결책을 검토, 중재, 조정하는 역할을 해나갈 작정”이라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주희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