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전파자’ 막지 못하면 4·5차 감염으로 통제불능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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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09 07:27  |  수정 2015-06-09 07:27  |  발행일 2015-06-09 제8면
최소 8명이상에 바이러스 전파
보건당국-지역사회 힘 모아야

제4, 제5의 슈퍼전파자를 막지 못하면 메르스 사태가 통제 불능상태로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슈퍼보균자, 이른바 슈퍼전파자는 최소 8명 이상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경우를 지칭한다.

슈퍼전파자라고 해서 일반 확진자와 다른 특별한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

메르스의 경우 증상이 심할 때 가장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다 밀폐된 공간에 장기간 바이러스를 전파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14번 환자의 경우 응급실이라는 밀폐된 환경에서 가장 많은 바이러스를 배출했고 면역이 약한 환자와의 접촉이 있었기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감염자를 발생시킨 것이다.

의료계는 현재까지 슈퍼 메르스 전파자를 3명으로 보고 있다. 최초의 슈퍼전파자는 평택성심병원에서 국내 첫 감염자로 나타난 1번 환자(68)다. 이때까지만 해도 2차 감염이 전부였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1번 환자에게 감염된 확진자들이 3차 감염을 일으켰다. 바로 14번(35)과 16번 환자(40)다. 14번 환자는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사흘간 있으며 78번째 환자(41)와 79번째 환자(24), 국내 최초의 10대 메르스 감염자(16), 의료진 등 3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16번 환자도 지난달 25~28일 대전 대청병원 병동과 대전 건양대병원 등에 입원했고 이 과정에서 82번 환자(83), 83번 환자(65) 등 14명에게 메르스를 전파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14번, 16번 환자 모두 지난달 22~28일 사이 평택성심병원에서 1번 환자에게서 감염됐다.

이처럼 국내에서 메르스가 빠르게 퍼진 까닭은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한 데다 가족이 환자를 간병하고 문병인의 방문이 잦은 한국 병원 특유의 문화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신우 경북대 교수(감염내과)는 “2차, 3차 확산이 계속되는 것은 슈퍼전파자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4차, 5차 감염으로 넘어가게 된다”며 “보건당국,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슈퍼전파자를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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