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벽지 교사 실태조사 ‘형식적’ 715개校 중 2곳만 현장 방문

  • 글·사진=봉화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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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14 08:33  |  수정 2016-06-14 08:41  |  발행일 2016-06-14 제7면
“제대로 된 대책 나오겠나” 지적
여성교사 1121명 관사 거주 확인
강원도 458명 최다…경북은 35명
20160614
13일 이영 교육부 차관이 봉화군 석포초등학교와 석포중학교를 찾아 관사를 둘러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전남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도서벽지 교원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제대로 된 현장 방문이 생략됐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별로 관사 안전관리 실태를 전수조사한 뒤 이번 주 중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달 말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도서벽지 교원 근무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도서벽지에 근무 중인 여교사 3천여명 가운데 37%가량인 1천121명이 관사에서 거주하고 있다. 관사 거주 여성 교사의 지역별 분포는 강원도가 45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남이 330명, 인천 182명, 경북은 35명이다.

교육부가 실태파악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 8일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신안지역에 있는 학교 관사를 방문했고, 이어 13일에는 이영 교육부 차관이 봉화군 석포초·중학교 관사를 둘러보고 교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하지만 정확한 실태조사를 위해 현장을 직접 찾아 근무 교사들의 고충을 듣고 종합대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교육부가 정작 현장을 방문한 곳은 전국 715개 도서벽지 학교 중 2곳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한 곳은 사건이 발생한 신안군이어서 실질적인 현장 방문은 봉화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도서벽지 지역마다 근무환경이 천차만별인데, 단 한 곳만 현장 방문해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책을 마련한다면 어디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겠냐”며 “지금까지 도서벽지에 있는 교사들이 함께 있을 수 있는 통합관사를 요구한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정부가 재정적인 이유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현장 방문은 각 시·도 교육청에서 올라온 실태조사 현황 결과를 가지고 교사들의 고충을 듣고자 실시됐다”며 “봉화지역을 선택한 것에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봉화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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