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간담회 돌연 취소…與 이대로 발빼나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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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7   |  발행일 2016-06-27 제2면   |  수정 2016-06-27
시·도지사 5명 중 4명 불참 통보
黨 차원 후속조치 없는 상황서
참석하면 실익 없다 판단한 듯

새누리당 지도부가 신공항 백지화로 인한 지역민들의 반발을 외면한 채 신공항 논란에서 사실상 발을 빼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은 영남지역 민심 수습을 위해 적극적인 대응 의사를 피력했다. 신공항 백지화 결정 다음날인 22일 영남권 중진의원 회동을 가졌으며, 이후 영남권 시·도지사 간담회를 개최할 것이라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영남권 모두 새누리당 소속 시·도지사들인 만큼 이해와 설득을 구하고 당 차원에서 의견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7일 오전 11시 열릴 예정이던 영남권 시·도지사 간담회는 하루 전인 26일 갑자기 취소됐다. 새누리당 측은 “시·도지사들의 일정 조율이 힘들어 취소됐으며, 잠정적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간담회에는 김기현 울산시장만 참석을 확정하고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서병수 부산시장 등은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대부분 일정 소화 등 피치 못한 사정을 이유로 들었으며, 대신 대구·경북·경남·부산 지역은 모두 시장과 도지사를 대리해 부시장(부지사)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속내는 신공항 무산을 놓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차원의 후속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단체장들이 참석해봐야 확실한 실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간담회 자체를 꺼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간담회 개최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5개 시·도지사 모두 정 원내대표보다 정치적 위상 및 연륜이 높은데 한자리에 불러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도지사들이 들러리를 서는 꼴”이라며 개최 무산을 예상하기도 했다.

당초 정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상실감이 큰 대구·경북 지역을 달래고 소음 피해 대책 등을 요구하는 부산의 주장을 경청하는 한편, 예산 지원을 약속하는 등 영남 민심 수습에 주력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무기한 연기된 간담회를 언제쯤 다시 잡을 지 기약하지 못해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신공항 건설은 박근혜 대통령 및 새누리당 대구·부산 지역의 20대 총선 공약이었다.

이 밖에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김해공항 확장안 수용을 요구하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21일 정부의 신공항 발표 이후 자체 검증단을 꾸리는 등 용역 결과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지만, 새누리당 지도부는 22일 정부 입장인 “김해공항 확장안이 최선의 선택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용해달라”고 밝힌 것 외에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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