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9년 만에 집권여당이 됐지만, 민주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은 오히려 여당의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던 TK(대구·경북)에서 외연을 확장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역정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내부 문제로 인해 그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우선 민주당은 현재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위원장이 모두 공석인 상태다.
경북도당의 경우 오중기 도당위원장이 이달 초 청와대 정책실 소속 균형발전 선임행정관에 임명되면서 위원장직이 공석이 됐다.
대구시당 역시 최근 임대윤 시당위원장이 ‘당직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갑자기 위원장직 공석 사태를 맞았다. 대구시당은 위원장 공석 사태보다 더 큰 문제가 내홍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집안싸움’이다. 민주당 대구시당 내 일부 당원들의 오랜 갈등과 반목이 최근 들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TK에서 입지가 약했다. 대구의 경우만 보더라도 8개 구·군 중 민주당 소속 기초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곳이 두 곳이나 있을 정도다. 가뜩이나 지역에서 기반이 약한 민주당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내부갈등으로 휘청대고 있는 것이다.
대구의 한 민주당 당원은 “우리가 보기에 문제가 많은 자유한국당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엔 내부 구성원들이 똘똘 뭉친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 중요한 시기에 내부 갈등이 표출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 민주당 대구·경북 특별위원회가 24일 대구를 찾았다. 이날 TK 특위와 대구·경북 지방의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시·도당 위원장 공석 문제가 비중있게 거론됐다.
경북의 한 지방의원은 “위원장이 없다보니 도당이 잘 안돌아가는 것 같다”며 문제 해결을 특위에 요청했다. 이에 홍의락 특위 위원장은 “시·도당 위원장 공석 문제는 중앙당에 지역의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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