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포스코만 각각 20억…대기업, 지진피해 성금 외면하나?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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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4 07:33  |  수정 2017-11-24 07:33  |  발행일 2017-11-24 제6면
“전경련 해체후 모금 주도 약해져
강요 못하지만 어려울 때 도와야”

포항지진 이재민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에 대기업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정부에서 각종 이권과 관련해 로비자금으로 수십억원씩 검은돈을 뿌려댄 것을 기억하는 국민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3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전국 각지에서 보내 온 지진피해 성금이 100억원을 넘어섰지만 대기업은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등 2곳에서만 20억원씩을 기탁한 것이 전부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대기업의 성금 모금이 부진한 원인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해체를 꼽고 있다. 예전에는 전경련에서 성금 모금을 주도했지만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 후 해체되면서 구심점이 없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가 부산·울산 지역을 휩쓸었을 때 삼성그룹 80억원을 비롯해 SK·현대차 각각 50억원, LG 30억원 등의 모금이 이뤄졌다. 또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는 삼성그룹 150억원, LG그룹 70억원, SK그룹 80억원, 두산그룹 30억원, 한진그룹 30억원 등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으로 전달됐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기업의 참여가 저조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을 신호탄으로 성금 기탁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기업체에서 도움을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성금을 내놔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의 힘으로 성장한 기업이 국민이 어려울 때 사회공헌에 뒷짐을 지는 모습은 그리 달갑지 않다”며 적극적인 성금 참여를 촉구했다.

한편 지역업체, 공기업, 중견기업, 그리고 각 단체·협회의 성금 모금 참여는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 5억원을 비롯해 KT&G 5억원, <주>풍산 3억원, 중소기업중앙회 2억원, 세아제강 2억원, 한국가스공사 1억원, 한국남동발전 1억5천만원, 한국동서발전 1억원, 서희건설 2억원, 현대제철 1억원, 삼일가족 1억원, 포항상공회의소 회장단 1억원, 삼도주택 1억원, 한림건설 1억원, 심팩메탈 1억원 등 기탁이 잇따르고 있다. 또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업체(동국제강, 동양에코 등 13개사)가 3억6천만원의 성금을 모아 포항시에 전달했다.

개인으로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10억원, 황인찬 대아가족 회장 2억원, 김재동 진영종합건설 회장 3천만원, 윤광수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이 2천만원을 각각 기탁했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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