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변한 北, 풍계리 패싱·女종업원 송환·태영호 등 전방위 對南압박

  • 입력 2018-05-23 00:00  |  수정 2018-05-23
전문가 “전형적 대화패턴 재연”
野 “南南갈등 교묘히 부채질
北 전략에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北노동신문 베이징 특파원
“南취재진 참여 못해 안타깝다”
20180523

북한이 우리측 취재진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참관을 끝내 거부했다. 이 때문에 ‘코리아 패싱’ 우려는 물론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그 여파가 국내외로 증폭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22일 북한의 첫 공개적 비핵화 조치가 될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23~25일) 행사에 우리 언론이 초대받지 못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면서도 동시에 대남 비방 공세에 나서 ‘코리아 패싱’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이날 “조미(미북) 대화에서 진전이 이뤄지면 (남북)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사태도 저절로 해소되리라고는 볼 수 없다”며 “북을 겨냥한 전쟁 소동이 계속된다면 북남 고위급회담의 중단 상태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신문이 언급한 합동군사연습은 연례적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다. 북한은 이 훈련을 빌미로 공식 대화 채널을 끊은 이후 태영호 전 북한 영국 공사를 특정해 비난하고, 2016년 중국 류경식당에서 온 탈북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등 대남공세를 강화해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또다시 지난 수년간 보여줬던 전형적인 대남 비난 패턴을 재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항상 이런 대화 패턴을 보여왔다. 국제적으로 몰린 상황에서 위기 탈출을 위해 한국을 이용하고, 사정이 나아지면 토사구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도 가세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북한이 우리 민족만 왕따시키며 한국 길들이기에 나섰는데, 문 정권은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며 “이제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라”며 ‘코리아 패싱’ 우려에 불을 지폈다.

홍준표 대표도 기자들에게 “30년 동안 8차례 거짓말을 한 북한의 아홉 번째 말이 사실이라 믿겠나. 국민은 믿지 않는다”며 가세했고,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우리 정부를 길들이려는 뻔한 북한의 전략에 헛웃음이 나온다. 정부는 이에 부화뇌동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취재를 위해 22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취재진이 북한 원산으로 출국한 가운데 북한 노동신문 기자가 한국 취재진이 불참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북한 노동신문 베이징 특파원인 원종혁 기자는 이날 베이징 서우두 공항 고려항공 수속 카운터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원 기자는 한국 취재진이 이번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남측 기자들이 참가해주면 나도 얼마나 좋겠냐”며 “나도 같은 기자로서 (안타깝다), 나도 신문사 기자”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원 기자는 개인 의견임을 밝히면서 “(폐쇄 행사) 날짜도 23∼25일이고 날씨를 보고 하기 때문에 지금 이 비행기에 못 탄다고 해도 내일이든 (한국 기자가 갈) 가능성은 있다"면서 “우리 원수님께서 문재인 대통령하고 회담했고, 좋은 합의를 이뤘다. 우리로서는 조선 반도의 큰 행사가 아니겠냐"고 한국 취재진의 극적인 참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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