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높은 사전투표율…민주 “변화의 열망” 한국 “보수 부활”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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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1   |  발행일 2018-06-11 제4면   |  수정 2018-06-11
사전투표율 놓고 아전인수式 해석

대구의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16.43%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이로써 대구는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16년 20대 총선에 이어 연이은 투표율 꼴찌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경북은 24.46%의 사전투표율로 전국 평균(20.14%)보다 높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투표율에서만큼은 대구와 경북이 ‘극과 극’의 양상을 보였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9일 시행된 사전투표 결과 대구와 경북 사전투표율은 각각 16.43%·24.4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 사전투표율(대구 8%·경북 13.1%)에 비하면 크게 상승한 것이지만,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사전투표율(대구 22.28%·27.25%)보다는 다소 줄어들었다.

◆TK, 수성구·군위↑ 달서구·경산↓

대구지역 사전투표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수성구(19.14%)였다. 다음은 중구(18.94%), 동구(16.39%), 달성군(16.04%), 서구(15.93%), 남구(15.88%), 북구(15.85%) 순이었다. 달서구(15.03%)는 대구지역 최하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전국기초자치단체 중 넷째로 낮은 불명예를 기록했다.


대구 16.43%로 전국서 가장 낮아
수성구 최고·달서구 최저 기록

경북, 군위 42.05%로 가장 높아
경산·구미·칠곡·포항 順 낮아

대체로 무소속·與 약진 지역 높아



경북에서는 군위가 42.05%의 사전투표율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국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넷째로 높은 것으로, 군위지역 유권자 10명 중 4명은 이미 투표를 완료한 셈이다. 이어 울릉(40.86%), 영양(40.03%), 문경(38.65%), 의성(37.74%), 울진(37.22%)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경북에서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산(16.95%)이었으며 이어 구미(18.38%), 칠곡(18.61%), 포항(남구 19.44%·북구 20.48%), 영천(22.61%) 순이었다.

특히 지역 정가에서는 사전투표율이 높은 지역 상당수가 무소속 또는 여당 후보가 약진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군위군수 선거의 경우 자유한국당 김영만, 무소속 장욱·홍진규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울릉·영양·울진 등도 무소속 후보와 한국당 후보자 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수성구 역시 구청장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국당 후보가 양강구도로 마지막까지 혼전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높은 경북 투표율…아전인수식 해석

대구와 경북에서 다른 사전투표 양상을 보인 것에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북지역의 높은 투표율에 대해 한국당 한 관계자는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결심을 미룬 30%가 넘는 부동층이 보수 선호로 결집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경북지역에서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샤이보수’들이 보수 정당 지지로 표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회의 한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은 대개 거주지와 주소지가 다른 젊은 층이 투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수의 결집이라기보다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대구지역은 50대 이상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 자체에 무관심하다는 분석이 많다. 즉 반(反)한국당 정서를 가진 일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표심을 잃고 투표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사전투표율을 놓고 저마다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놨다. 특히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경북지역은 경북도지사를 놓고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민주당 오중기 후보와 한국당 이철우 후보가 각각 ‘변화의 열망’과 ‘보수 부활’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끌었다.

오 후보는 이번 사전투표율에 대해 “경북이 전국광역단체 중 사전투표율 3위를 기록한 것은 경북이 뒤집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전투표를 통해 도민 여러분의 변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경북의 투표율은 바로 대구·경북 지역의 숨은 보수가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즉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결심을 미룬 30%가 넘는 부동층이 보수 선호로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일방 독주에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가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서서히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것이 이틀간의 사전투표율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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