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 낸‘경제 투톱’…부총리 중심 ‘원팀’으로 정리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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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0   |  발행일 2018-11-10 제3면   |  수정 2018-11-10
말많던 김동연·장하성 동시 교체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초대 경제사령탑 역할을 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동시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은 사실상 문책성 인사로 평가된다. 두 사람이 지난 1년6개월 동안 경제정책을 놓고 잇단 엇박자를 노출해온 데다가 가시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제 상황을 고려한 쇄신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청와대는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 ‘투톱’ 체계로 이뤄졌던 경제정책을 부총리 책임하에 두는 ‘원톱’ 체제로 간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경제 투톱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난 상황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부총리 후임에 경제부처 관료 출신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하고, 장 실장 후임에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을 임명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새 국무조정실장에는 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이, 청와대 사회수석에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의 포용사회분과위원장 겸 미래정책연구단장인 김연명 중앙대 교수가 각각 발탁됐다.


성과 못낸 채 1년반만에 퇴진
‘문책·쇄신’ 복합적 요인 분석
1기 불화의식 코드인사 중용
文대통령 국정철학도 잘 알아



윤 수석은 이날 인사 배경에 대해 “정부 철학·기조의 연속성을 이어가면서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힘있게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앞으로는 경제 정책이 투톱이 아닌 원톱으로 가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제팀 인사가 고려됐던 것은 김 부총리나 장 실장을 문책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원팀’을 이뤄서 일을 더 잘하겠다는 고민이 담겨 있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이날 경제팀 내부에 의사소통 과정이 원활치 못했던 점을 인정하면서 ‘원팀’을 강조함에 따라 향후 경제정책에 관한 한 경제부총리에게 힘의 추가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문 대통령은 두 사람 교체를 동시에 발표하면서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기 경제사령탑인 홍 내정자와 김 실장 조합에 대해선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3년, 현 정부 출범 후 국조실장과 사회수석으로 정무적 판단과 정책조율을 성공적으로 한 만큼 일을 만들고 되게 하는 원팀으로 호흡을 맞출 것”이라고 말해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아는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경제계의 요구와 기대를 외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 정책 기조가 변함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지만 고용 등 경제지표가 최악인 상황이어서 경제계에서는 경제사령탑 인선을 통해 정책 기조 변화의 시그널을 보여주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 등의 기존 경제 정책이 조만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코드가 확실히 맞는 인사들을 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낙연 총리와 호흡을 맞추던 홍 실장이 부총리로 발탁되면서 내각에서 이 총리의 존재감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윤 수석은 “홍 후보자와 노 국조실장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추천했다”고 전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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