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납음오행 궁합법의 오류

우리가 흔히 겉궁합이니 속궁합이니 할 때 겉궁합에 해당하는 궁합이 납음오행(納音五行) 궁합법이다. 이 궁합법은 생년 간지(60갑자)의 납음오행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후, 남녀의 납음오행이 상생하느냐 상극하느냐 비화(比和. 같은 오행끼리의 만남)하느냐에 따라 좋으냐 나쁘냐 무난하냐를 판단하는 궁합법이다.

60간지를 납음으로 분류하면 30종의 납음오행이 나오며 이를 다시 오행별로 나누면 오행마다 6종류의 납음오행이 나온다. 가령 木 납음오행 은 대림목(大林木. 무진년, 기사년)· 양류목(楊柳木. 임오년, 계미년)·송백목(松柏木. 경인년, 신묘년)·평지목(平地木.무술년, 기해년)·상자목(桑柘木.임자년, 계축년)·석류목(石榴木. 경신년, 신유년) 등 6종이다.

火 납음오행은 노중화(爐中火. 병인년, 정묘년)·산두화(山頭火.갑술년, 을해년)·벽력화(霹靂火. 무자년, 기축년)·산하화(山下火. 병신년, 정유년)·복등화(覆燈火. 갑진년, 을사년)·천상화(天上火. 무오년, 기미년)등 6종이 다. 그리고 土 납음오행은 노방토(路傍土. 경오년, 신미년)·성두토(城頭土. 무인년, 기묘년)·옥상토(屋上土. 병술년, 정해년) 등 6종이고, 金 납음오행은 해중금(海中金. 갑자년, 을축년)·검봉금(劍鋒金.임신년, 계유년)·사중금(沙中金.갑오년, 을미년) 등 6종이고, 水 납음오행은 천중수(泉中水). 갑신년, 을유년)·장류수(長流水.임진년, 계사년)·대계수(大溪水) 등 6종이다.

남녀의 납음오행이 상생하면 길하고, 상극하면 흉하고, 비화하면 길하기도 하고 흉하기도 하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납음오행 궁합법의 상극과 비화에는 일반의 상극과 비화와는 다른 논리가 있다. 첫째 비화 논리를 보자. 오행 상생상극비화의 원리상 비화는 같은 오행끼리의 만남이므로 길하다고 보지만 납음오행궁합법은 그렇지 않다. 土와 土, 水와 水는 상합(相合)이므로 상생에 버금갈 만큼 길하지만 金과 金, 火와 火가 만나면 서로 대립하는 관계이므로 흉하고 木과 木의 만남은 무해무익하다고 본다. 이 점이 납음오행 궁합법의 첫째 한계다.

둘째로 납음오행 궁합법의 상극을 보자. 통상 오행 상생상극비화의 원리상 극을 받는 것은 흉하다고 보지만 납음오행 궁합법의 상극 논리에는 예외가 있다. 金은 火의 극을 받는 것을 꺼리지만 사중금(갑오년, 을미년생)과 검봉금(임신년, 계유년)은 火의 극을 받아야 출세하다고 본다. 곧 金은 불(용광로) 속에 들어갔다가 나와야 제련되어 쓸모 있는 금붙이가 된다는 시각이다. 또한 木은 金의 극을 받는 것을 꺼리지만 평지목(무술년, 기해년)은 金을 만나지 못하면 성공을 못한다고 본다. 곧 큰 나무는 도끼와 톱과 칼과 끌로 꺾고 베고 다듬어야 훌륭한 재목이 된다는 시각이다. 이 점이 납음오행 궁합법의 둘째 한계다.

그리고 오행의 상생상극비화의 원리상 상극은 흉하다고 보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납음오행 궁합법에서 남자가 여자를 극하는 것은 소흉이고, 여자가 남자를 극하는 것은 대흉하다고 본다. 가령 남금여목(男金女木)이 면 남자가 여자를 제압하는 형상으로서 서로 대립이 생기지만 결혼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반면에 남목여금(男木女金)이면 여자가 남자를 제압하는 형상으로서 부부 충돌이 잦고 불운이 겹쳐 가난하고 해로하기 어렵고 자녀운도 나쁘므로 결혼하면 안 된다고 본다. 남녀평등사상이 배제된 이 간법이 납음오행 궁합법의 셋째 한계다.

납음오행 궁합법은 위와 같은 한계를 넘어 사주팔자를 통틀어서 궁합을 보지 않고 오직 생년의 간지로만 궁합을 본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 생년의 간지로만 보는 궁합법은 단식판단법으로서 올바른 궁합법이 아니다. 사주팔자를 모두 따져보는 궁합법이 종합판단법이자 올바른 궁합법이다.
누가 단지 생년의 간지를 납음오행으로 맞춰보고선 남금여수(男金女水)로서 상생의 만남이니 부부 애정이 두텁고 자식도 말썽을 피우지 않으며 재산도 늘어나 가화만사성하므로 행복한 궁합이라고 말한다고 그대로 믿고 결혼하지 말라. 큰 실패를 맛볼 수 있다. 누가 단지 생년의 간지를 납음오행으로 맞춰보고선 남수여토(男水女土)로서 상극의 궁합이니 부부 간에 애정이 없어 싸우고 매사에 장애가 있고 생활이 궁핍하며 해로하기 어렵다고 말한다고 그대로 믿고 결혼을 포기하지 말라. 좋은 인연을 놓칠 수도 있다.

나쁜 인연은 피하고 좋은 인연은 놓치지 않으려면 올바르지 않은 궁합법은 따르지 말고 올바른 궁합법 곧 정통명리학에 기반한 정통궁합법을 따라야 한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