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충격 가시지 않았는데…인근 주민들 ‘깜짝’

  • 마창훈,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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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5 07:16  |  수정 2014-07-25 07:16  |  발행일 2014-07-25 제3면
■ 발병 현장 스케치
3년 전 충격 가시지 않았는데…인근 주민들 ‘깜짝’
24일 구제역이 확인된 의성군 비안면의 한 돼지농장. 고령지역 농장에서 들여온 1천500여 마리의 돼지 중 600여 마리가 매몰 처리됐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3년 전 충격 가시지 않았는데…인근 주민들 ‘깜짝’

24일 의성군 비안면 장춘리 산골마을. 전날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마을로 몰려든 방역차량과 인력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방역초소 설치를 위해 각종 방역장비를 하역하는 소리와 인부들이 내는 소음으로 마을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5~6가구에 불과한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방역과 살처분을 위해 동원된 인력들이 가끔씩 오갈 때마다 살포되는 소독분무액 소리에 주민들의 눈빛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심점도 할머니(78)는 “말로만 듣던 구제역이 우리마을에서 발생했다니 찜찜한 마음이 앞선다. 구제역이 소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고 하는데 가축 기르는 사람은 잠도 못 잘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양돈·축산업에 종사하는 농업인들의 근심은 더 깊었다. 구제역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조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구제역이 확인된 장춘리에서 8㎞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돼지 5천두를 사육하고 있는 변준환씨(53·비안면 화신리)는 “아직도 3년 전에 발생한 구제역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다음 주 출하를 준비하고 있는데, 또 구제역이라니 답답할 따름이다. 더 큰 문제는 각 농가별로 검사가 끝날 때까지 축산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곤혹스럽기는 의성군과 인접한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우남국 의성군 마케팅계장은 “대구와 부산 등 대도시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의성마늘포크’로 유명한 돼지고기 판촉 행사를 앞다퉈 요청하고 있는데, 이번 일로 차질을 빚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3년 전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의 발원지로 알려진 안동시는 화들짝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시 안동에서만 1천200여 축산농가에서 소 3만5천여마리, 60여 양돈 농가에서 돼지 10만여마리 등 모두 14만4천여마리의 소나 돼지를 살처분한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안동시는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방역대책에 주력하는 한편, 방역차량 3대를 동원해 자체 방역이 어려운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순회 방역과 함께 방역초소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의성=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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