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월 아들 살해유기 혐의···“지인에 맡겼다” “잃어버렸다” 뻔뻔한 거짓말 되풀이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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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15   |  발행일 2014-04-15 제6면   |  수정 2014-04-15

28개월 난 아들을 홀로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해 긴급체포된 정씨(22)는 경찰 조사에서 수차례 거짓 진술을 하고, 상식적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수사를 종합해보면 이들 부부는 생활고로 최근 별거를 하면서 정씨가 아들의 양육을 맡았다. 아내(21)는 구미의 인근 공장에서 일하며 기숙사 생활을 시작해 아이의 양육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그러나 별거 첫날부터 아이를 두고 외출해 PC방과 찜질방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급기야 정씨는 게임을 하기 위해 수일간씩 집을 비우면서 아이에게 먹을 것도 주지 않고 홀로 집에 방치했다. 중간 중간 집으로 올 때 정씨는 아들이 먹을 것을 사와 먹이기는 했지만, 외출한 뒤에는 또다시 내팽개쳤다. 결국 아이는 배고픔, 두려움과 싸우며 집안에서 오롯이 죽음을 맞이했다.

정씨의 범행은 아내의 추궁에 의해 덜미가 잡히기 시작했다. 정씨의 아내는 한동안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자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아이를 보여달라며 지난 12일 정씨를 만났다.

정씨는 아이의 안부를 묻는 아내에게 대구 남구 대명동에 있는 지인에게 맡겨놨다고 거짓말했다. 계속된 아내의 추궁에 남편은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둘러댔다. 결국 아이를 찾지 못하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정씨는 담당 경찰에게 동대구역에서 노숙을 할 때 잠깐 편의점에 간 사이 아이가 없어졌다고 또다시 거짓말을 했다.

결국 사건을 담당한 대구동부경찰서는 13일 정씨 부부를 불렀고, 따로 진술조서를 작성했다.

경찰이 동대구역 주변 편의점 CCTV에서 정씨의 모습이 확인되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기자 정씨는 구미대교에서 실종아동과 함께 투신했으나, 자신만 헤엄쳐 나왔다고 또다시 허위 진술했다.

하지만 그의 거짓 진술을 꿰뚫어 본 경찰이 재차 추궁하자 범행사실을 자백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37분쯤 정씨를 대동해 사체가 유기된 장소에서 시신을 발견하고 긴급체포했다.

한편 정씨 부부는 고등학교때 게임을 하다가 만나 살림을 차린 뒤 뒤늦게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 사건일지

△ 2011년 12월 아이 출생 △ 2012년 혼인신고 △ 2014년 2월24일 별거 △ 2월24~27일 아이 홀로 집안에 방치 △ 3월1~7일 재방치 △ 3월7일 정씨, 아들 시신 발견 △ 3월31일 아들 시신 담요에 싼 채 베란다 방치△ 4월11일 자신의 집에서 약 1.5㎞ 떨어진 빌라 화단에 유기

△ 4월13일 오전 9시13분 정씨 부부 동부경찰서에 실종 신고

-오후 2시30분 정씨 범행사실 자백

-오후 3시37분 시신 발견, 정씨 긴급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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