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환자 서울서 치료…"정신적 충격 커"

  • 입력 2014-04-16 22:05  |  수정 2014-04-16 22:05  |  발행일 2014-04-16 제1면
의료진 "배 기울면서 라면 물 쏟아져 화상…생명엔 지장 없어"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에 탔다가 화상을 입고 구조된 승객 최재영(49)씨가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최씨는 이날 오후 8시께 전남 응급 구급차에 실려와 한강성심병원에 도착, 응급치료 중이다.
 응급차에서 내린 최씨는 침대에 누워 옷을 탈의한 채 하늘색 담요를 가슴께까지덮었다. 최씨는 얼굴에 붕대를 감아 표정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으나 눈이 부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응급실 로비에 들어선뒤 갑자기 상체를 일으키기도 했으나 취재진이 사고 당시 상황과 몸 상태 등을 묻자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최씨는 다리와 얼굴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현재 한강성심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최씨는 화상 이외에 큰 상처는 없어 보이지만 사고로 말미암아정신적 충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를 치료한 김종현 화상 외과 교수는 "배가 기울면서 조리실에서 라면 끓이던 물이 몸에 쏟아져 양쪽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며 "화염이나 폭발 등에 의한 화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종아리와 발등 쪽 화상이 굉장히 깊어 경과를 봐서 피부이식을 해야 할 정도"라며 "화상 범위는 몸 전체의 24%, 2∼3도 중간으로 판단돼 일반 병실 또는 중환자실에서 치료할 수 있는 경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 주차장에선 최씨의 부인 김모(47)씨와 딸 최모(20)양이 오후 6시께부터 최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씨는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말을 아꼈지만 "전남에서 올라온 구급차에서 구급대원의 전화로 남편과 통화했는데 '괜찮으니 걱정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최양은 "오전 11시께 아버지가 많이 안 다쳤고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119 전화를 받았다"며 "아버지가 탄 배가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 속보를 봤을 때부터 내내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

 최씨는 화물차 운전기사로 제주도로 물건을 싣고 오가는 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성심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도 진도 여객선 사고 피해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언니를 간병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김모(55·여)씨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수학여행길에 어린 학생들이 많이 다치고 실종된 것을 보니 조카들 생각이 나고 남일 같지 않아 안타깝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한다"고 말했다.

 윤복남(46·여)씨는 "안개가 어젯밤부터 뿌옇게 껴 바로 앞 건물도 안 보일 정도였는데 여객선이 출발하다니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라며 "정부가 실종자수 집계도 잘못하는 등 정부 대처에 미흡한 점이 많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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