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돌 찾는 과정서 발굴된 성벽 기저부 ‘대구읍성의 실체’에 한발짝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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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2   |  발행일 2014-08-22 제34면   |  수정 2014-08-22
[인문·자연지리 보고서 대구GEO] 대구 북성로 발굴 현장
20140822
대구 중구청은 최근 북성로에서 대구읍성의 배수시설로 추정되는 유구와 성벽 기저부로 예측되는 구조물을 발굴했다.

대구 중구청이 수거한 읍성돌은 지금까지 총 325개다. 옛 금융결제원 철거현장(35개)을 비롯해 계산예가 공사현장(25개), 종로초등학교 조경공사현장(95개) 등지에서 수거했다. 이 읍성돌은 제보를 받거나 순찰 중, 혹은 공사현장 등지에서 찾아냈다. 읍성돌은 중구청 광장, 종로초등 등지에 보관돼 있다.

중구청이 발굴을 의뢰한 세종문화재연구원은 지난 달 1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제1차 북성로(135m구간) 대구읍성 매장문화재 추가발굴’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읍성돌 46개를 찾았다. 특히 배수 시설로 추정되는 유구와 성벽 기저부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발견한 것이 큰 수확이었다. 윤용진(경북대 명예교수), 예명해(대구대 교수), 함순섭(대구박물관 관장), 김세기(대구한의대 교수) 등 자문위원은 읍성의 주요 시설인 공북문과 망경루 일대를 전면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구청은 이 지역이 북성로 공구상가가 밀집돼 있어 교통 혼잡지역인 데다 민원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향후 중구청은 수거한 읍성돌을 이용해 서성로 대구은행 북성로지점~서성네거리부근(삼정사우나) 180m 구간 중앙분리대에 차선규제봉 대신 성곽조형물을 설치하거나 별도로 한 장소를 지정해 상징조형물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구청은 2차로 18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공북문터와 망경루터를 중심으로 추가발굴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창억 세종문화재 연구원장은 “말과 글, 지도로만 전해지던 대구읍성의 실체를 확인했다는 게 큰 성과다. 도로 밑에 하수관, 수도관 등이 매립돼 있어 조심스러웠다. 특히 읍성의 기저부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구청이 의지를 갖고 전면조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읍성은 현재의 북성로 구간이 발굴 가능한 마지막 구간이라고 보면 된다. 동성로와 남성로는 이미 기저부가 교란됐으며 서성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북성로는 지금 아니면 불가능하다. 다행스러운 건 북성로 상가 대표들이 협조를 잘 하고 있다. 읍성을 복원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발굴이 복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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