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인근 낙동강 생태계는 지금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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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30   |  발행일 2015-01-30 제34면   |  수정 2015-01-30
낙동강 수면 높아지자 달성습지 왕버들군락도 말라죽어…뉴트리아 등 생태계 교란 동물도 급증
대구인근 낙동강 생태계는 지금
고령군 다산면 낙동강변 상수원보호구역 둔치에 폐준설선 20척이 보관돼 있다.
대구인근 낙동강 생태계는 지금
생태계교란 동물인 뉴트리아 새끼와 어미.
대구인근 낙동강 생태계는 지금
낙동강변에 고사한 왕버들군락.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낙동강엔 해당되지 않는다. 멀리서 보기엔 강물이 많아 좋아 보이지만 물속은 썩어가고 있다.

4대강사업 이후 강폭은 늘고 수심은 깊어져 유람선이 다니지만 수질은 훨씬 더 악화됐다. 더욱이 수중생태계는 완전 교란돼 붕어, 잉어 등 고유어종의 씨가 말라가고 블루길과 배스 등이 우점을 하고 있는 상태다. 바다에서 올라오는 물고기는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

낙동강 가장자리에 있던 식물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물가의 왕버들군락지와 갈대숲이 사라지고 가시박 등 생태계파괴의 주범이 점점차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대구지방환경청이 달성군 현풍면~봉화군 소천면 낙동강 양안의 가시박 분포현황을 조사한 결과 그 면적이 축구장 250개에 버금가는 203만㎡로 나타났다.

석윤복 달성습지 생태학교운영위원장에 따르면 4대강사업에서 제외된 달성습지에 있던 왕버들군락도 강 수면이 높아짐에 따라 거의 다 고사했다고 한다.

낙동강지킴이 박주덕 전 다산면 호촌리 이장도 “4대강 주변 둔치에 조경을 한다고 심어놓은 나무들이 점점 말라죽고 있다”며 “주변이 대부분 모래밭이라 나무가 제대로 자라기 힘든 곳인데도 마구잡이로 심어놓고 관리를 안 해서 그렇다”고 했다.

뉴트리아 같은 생태계교란 동물도 급속히 늘어났다. 수년전 달성습지에서 최초로 발견된 뉴트리아는 이제 낙동강 전체에 퍼졌다. 지난해엔 정부가 포획수매를 해 6천마리 이상을 잡아들이기도 했다. 기자는 지난 23일, 달성습지 진천천 낙동강 두물머리에서 어미가 다섯 마리의 새끼를 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4대강사업에 투입된 준설선과 모래채취선 처리도 문제다. 부산국토지방관리청이 철거를 했지만 일부는 상수원보호구역에도 방치돼 있다. 기름과 녹이 빗물에 씻겨 상수원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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