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활주로 길이 3200m는 국내 운항도 하지 않는 A350 기준”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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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5 07:08  |  수정 2016-06-25 07:08  |  발행일 2016-06-25 제2면
대구시 검증단 김해공항 활주로 신설계획 집중 점검
20160625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론으로 결론 낸 신공항 입지용역에 대해 검증작업을 진행 중인 대구시가 그 대상범위를 점차 좁혀가고 있다.


V자형 새 활주로 신설 힘든 상태
양끝단 낙동강·고속도로에 밀착
중·장거리 노선 취항 여부 의문



대구시 검증단은 선택과 집중의 논리에 입각해 김해공항 신 활주로 건설시 시설용량 확보 가능 여부와 활주로 운영계획상 활주로 추가 가능성에서의 문제점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기존 활주로 옆으로 40도 비스듬한 방향으로 V자형태의 새 활주로를 건설하면 기존 활주로를 그대로 이용 가능하다고 했다. 또 활주로 간 간섭이 없어 늘어나는 항공수요(연간 3천800만명)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확보가 가능하다고 했다. 안전에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 부분에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김해공항은 평소 북풍이 부는 때가 90% 이상으로, 남측에서 이착륙하는 경우에는 1.3㎞이격된 기존 활주로와 새 활주로 간에 동시 이착륙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 용량은 확보될 수 있다. 기존활주로는 착륙용으로, 새 활주로는 이륙할 때만 사용하면 북쪽 고정장애물(돗대산 370m)이 안전에 큰 위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풍(10%)이 불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착륙을 반대로 해야해서다. 이착륙은 맞바람을 안아야 동력이 생긴다. 이럴 경우, 북쪽에서 착륙을 해야 하는데 북측에 있는 돗대산 언저리에서 선회해 시계비행을 해야 한다는 것. 조종사가 자동항법장치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눈으로 주변 장애물을 인식해가며 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때 안개 등 악천후로 인해 돗대산에 부딪힐 위험이 따른다고 시 검증단은 보고 있다. 또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선회비행을 하게 되면 기존 평행으로 활주로를 지었을 때보다 시설용량(29만9천회)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시설용량 자체에 대한 검증에도 눈을 부릅뜨고 있다. 비행기 대수, 평균 승객 수, 기종별 평균 탑승률 계산방식을 자세히 살피겠다는 것.

새 활주로(3천200m)로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하다는 국토부 주장도 의문투성이다. 검증단은 한번에 승객 500~1천명이 탑승할 수 있는 대형항공기인 B747과 A380의 운항에 필요한 습도, 고도, 맞바람 영향을 고려하면 활주로가 3천800m정도는 돼야 한다고 확신한다.

이에 국토부는 300~500명이 탑승 가능한 A350은 3천200m 활주로에서도 유럽취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기종은 엔진성능이 좋아 기름을 적게 넣으며, 긴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 기종은 아직 국내에는 운항하지 않고 있다. 언제부터 도입한다는 계획도 없다. 어떤 근거로 이 기종을 염두에 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시 검증단측은 전했다.

항공수요 증가 시 활주로 신설 가능성도 집중해부 대상이다. 정부가 밝힌 V자형 새 활주로는 양 끝단이 낙동강과 남해지선 고속도로에 최대한 밀착된 상태로 지어야 한다. 주변엔 에코델타시티와 명지신도시 등 주거지가 밀집돼 있어 더 이상의 활주로는 신설하기 힘든 상태다. 현지조사를 통해 면밀히 파악해야 할 사안이다.

시 검증단은 “일단 국토부와 용역기관인 프랑스 ADPi사로부터 기초데이터만 받아서 공항 전문가와 함께 파악해보고, 2달 뒤 최종용역 보고서가 나오면 그 진행과정을 더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역검증작업이 최소 2~3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한 국토부를 독려해서 빨리 마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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