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부터 이상화 유물 매매 소문 나돌아”…‘도난 사건’ 문화계 반응

  • 김은경
  • |
  • 입력 2016-08-26 07:28  |  수정 2016-08-26 07:28  |  발행일 2016-08-26 제2면
한 문화재단이 매입 검토하기도
상당수 자료 유실·훼손 가능성

가사도우미가 몰래 빼돌렸다 되찾은 이상화·이상정 형제의 유물이 이미 2년 전쯤 지역 골동품상에 매물로 나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지난 5월에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들어간 만큼 그 사이에 상당수 자료가 유실되거나 훼손됐을 가능성이 높다.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2년 전쯤 이상화와 관련된 자료를 구매할 사람이나 기관을 찾는다는 소문이 지역 골동품 애호가 등을 대상으로 나돌았다. 당시 소문은 자료가 방대하고, 이상화가 지역에서 가지는 위상이 큰 만큼 개인보다는 재정적으로 안정된 구립문화재단 등을 매수자로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상화기념사업회 공재성 이사는 “당시 소문이 퍼지면서 A문화재단 대표와 만나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념사업회 사정상 자료를 구입할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았고, 또 자료의 진위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소문은 조용히 사그라졌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번에 자료를 확보한 것을 계기로 지역에서 이상화 연구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상화는 민족시인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의 행적이나 사상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고교 국어교과서에 이상화의 시(詩)가 단 한 편도 실려있지 않다.

대구문인협회 장호병 회장은 “이상화는 대구를 대표하는 민족저항시인이다. 하지만 상화와 상정 형제, 상화와 이육사 등의 관계를 증명하는 자료가 별로 없어 상화의 업적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 나온 자료가 상화를 비롯해 지역 문단연구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은경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