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100배 즐기려면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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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17   |  발행일 2017-03-17 제35면   |  수정 2017-03-17
“화분으로, 그림으로…집 현관, 거실 어디든 꽃을 불러들이세요”
■ 우리곁의 동·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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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집안에 봄을 부르고 싶다면 작은 봄꽃화분 몇개를 구입해 장식해도 좋다. 꽃이 주는 아름다움은 물론 가습효과 등도 얻을 수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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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규선 작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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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미 작 ‘Sweet smell’

몇 천원 꽃화분 하나로 집안 가득 봄
망울뿐인 것보다 2∼3송이 핀 것 구입
장독뚜껑 등 활용하면 인테리어 효과
공기정화 식물과 어우러져도 보기 좋아

지역작가의 그림으로 집안서 꽃 구경
차규선의 분청기법 활용한 매화 그림
권유미作 정물화 등 다양한 매력 선사
10호 미만 소품은 가격부담 크지 않아


집 밖에는 봄꽃이 앞다퉈 피기 시작하지만 집 안은 아직 겨울의 내음이 남아있다. 꽃이 가져온 봄기운을 집 안에 손쉽게 불러들이는 방법이 없을까. 현관, 거실 등에 작은 봄꽃 화분을 1~2개 놓아두어도 좋고, 예쁜 꽃그림으로 색다른 공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꽃화분으로 봄기운을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거리 곳곳에서 작은 화분에 봄꽃을 담아 파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화병에 꽃꽂이를 하는 것도 좋지만 꽃화분을 이용하면 꽃꽂이용 꽃에 비해 오래가기 때문에 더 경제적이다. 작은 화분에 든 꽃은 그리 비싸지 않다. 2천~3천원이면 살 수 있고 비싸도 1만원 넘는 것이 별로 없다.

집안에 봄기운을 전해줄 꽃의 종류는 다양하다. 시클라멘, 미니장미, 바이올렛, 히아신스 등이 대표적이다. 꽃도 좋지만 로즈마리, 라벤더 등 허브류를 구입해 녹색의 싱그러움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허브류는 꽃화분보다 오래 키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가격이 싼 작은 화분은 붉은색의 플라스틱 화분에 많이 담아 파는데 이를 그대로 놔두면 꽃의 아름다움이 반감된다. 이런 화분을 장식종이, 리본 등으로 예쁘게 꾸민다. 코팅처리가 된 왁스지로 화분을 감싼 뒤 리본으로 마무리한다. 왁스지는 코팅처리가 돼 화분에 물을 줘도 잘 젖지 않는다.

선물로 들어온 못 쓰는 바구니가 있다면 이것도 화분을 장식하는 좋은 재료가 된다. 작은 바구니에는 화분 하나만 담으면 되고, 바구니가 좀 클 경우 바구니 크기에 맞춰 화분 서너개를 넣어본다. 예쁜 나무상자나 장독뚜껑에 화분을 놓아두어도 색다른 느낌이 난다.

꽃을 구입하는 요령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꽃은 색깔이 선명하고 송이가 크며 꽃대는 굵고 긴 것이 좋다. 꽃잎의 끝이 상하지 않고 색이 제빛을 뚜렷하게 내는 꽃을 고른다. 줄기에 붙은 잎사귀도 넓고 두꺼운 것이 오래간다. 꽃을 좀더 오래 보겠다는 욕심에 꽃이 아예 피지 않은 것을 사기 쉬운데 꽃이 2~3송이 핀 것을 구입하는 게 좋다.

김종희플라워 김종희 대표는 “알뿌리 식물은 다년생인 것들이 많아 관리만 잘하면 몇년 동안 꽃을 볼 수 있다”며 “집안에 식물을 키움으로써 육체적 재활과 정신적인 회복 등 치료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꽃을 구입했다면 집안의 공간적 특징을 감안해 배치하는 것이 좋다. 굳이 꽃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푸른빛이 아름다운 식물류 어느 것이라도 추천할 만하다. 거실은 가족이 생활하는 주요공간이다. 어떤 공간보다 공기정화기능이 좋은 식물이 필요하다. 햇빛이 잘 안 든다면 빛이 적어도 잘 자라는 식물이 좋다. 공간이 넓기 때문에 식물의 크기는 1m 정도의 큰 것을 배치한다. 아레카야자, 인도고무나무, 드라세나, 디펜바키아, 보스톤고사리, 대나무야자 등이 좋다. 여러 가지 봄꽃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놔두어도 좋다.

◆꽃그림으로 색다름을

조금 색다르게 봄을 즐기고 싶다면 화사한 꽃그림을 1~2개 장만해 주방, 거실 등에 걸어놔도 좋다. 지역에서 꽃그림으로 잘 알려진 작가는 윤장렬, 이장우, 차규선, 권유미, 윤종대, 김병수, 김종준 등이 있다. 미술작품이라고 하면 ‘비싸다’ ‘특별한 사람들이 즐기는 사치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품을 장만한다면 가격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165㎡(50평) 이상의 큰 아파트가 아니면 10호 미만의 소품으로도 충분히 집안을 센스있게 꾸밀 수 있다.

윤장렬 작가는 맨드라미, 엉겅퀴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들을 소개한 ‘꽃(Flowers)’ 시리즈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이다. 들판에 무리 지어 핀 꽃들을 힘있는 붓질로 담아낸 그의 작품은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초록에 빨강, 진분홍 등을 사용해 그림의 색감이 주는 강렬함과는 달리 붓끝으로 가볍게 터치하듯 대상을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는 표현기법은 추억에 대한 아련함과 환상적 이미지를 동시에 자아낸다.

이장우 작가는 장미꽃 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자연이 지닌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꽃을 통해 보여줘온 이 작가는 꽃이 가진 고유한 색채를 살리면서도 날씨, 시간 등으로 인해 시시각각 달라지는 색채의 변화를 점묘법으로 담아낸다. 점으로 면을 만들어가는 그의 표현기법은 섬세한 듯하면서도 단순하고, 꽉 들어찬 듯하면서도 한국화가 지닌 여백의 미를 잘 드러낸다.

서양화이지만 분청기법으로 한국적 느낌이 나는 매화그림을 그리고 있는 차규선 작가의 작품도 봄내음을 물씬 풍기게 한다. 그의 매화작업은 꽃그림 특유의 화사함을 가지면서도 동양화의 단아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분청의 색은 무채색 톤을 가지고 있다. 무채색 톤을 배경으로 깐 뒤 여기에 빨강, 분홍 등의 매화를 담아낸 그의 작품은 한국화의 여백의 미를 즐길 수 있다.

권유미 작가는 꽃을 소재로 한 정물화를 보여준다. 활짝 핀 화려한 꽃들이 풍성히 담긴 화병을 중심으로 그릇에 가득 담긴 과일, 물주전자와 커피잔 등으로 꾸며진 식탁을 그리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꽃은 어디서 본 듯 익숙하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꽃이라 꼭 집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꽃이다.

‘자연유희’ 시리즈를 보여주고 있는 윤종대 작가는 코스모스를 소재로 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력, 인간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에너지 등을 담아낸다. 윤 작가는 자연을 보면서 느꼈던 아름다움, 정겨움, 친근감 등을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연결시켜 가슴속에 내재된 감수성을 드러내는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밝고 화사한 색상으로 코스모스를 표현하면서도 이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그만의 조형언어로 재해석해 색다른 꽃풍경을 선사한다.

김병수 작가는 봄을 대표하는 꽃인 진달래를 소재로 작업한다. ‘진달래의 여행’ 시리즈를 통해 진달래를 단순한 꽃 이상의 사랑, 희망, 꿈 등을 전하는 사물로 바라본다. 보기만 해도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진달래가 밥그릇 등에 수북이 담겨있는 그림을 통해 사랑의 충만함을 보여준다.

김종준 작가는 꽃 중에 강렬한 인상을 주는 맨드라미를 소재로 작업하고 있다. 꽃이라는 조형물로 현대인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추억 등 과거에 대한 향수를 보여준다. 꽃의 이미지를 눈에 보이는 대로 묘사한 극사실적 표현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꽃씨를 하트 모양으로 구성해 쏟아져 내리듯이 드러낸다.

이외에 화사한 색깔의 능소화를 주된 소재로 작업하는 류시숙, 순색의 아크릴물감을 사용해 강렬한 느낌의 꽃그림을 보여주고 있는 강주영 등의 작품도 꽃의 그윽한 향기와 아름다움을 색다른 시선으로 마주하게 한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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