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가 1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을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바른정당이 창당 3개월여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은재 의원이 탈당 후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데 이어 1일 홍문표 의원까지 탈당을 시사했고, 10여명의 집단탈당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1일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14명가량의 의원들과 전격 회동을 하고 후보단일화, 탈당 등 대선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3자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하면서 필요할 경우 집단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또 바른정당 김무성·정병국·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시내 모처에서 유승민 후보를 만나 범보수 단일화를 위한 유 후보의 후보 사퇴 등 결단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바른정당 소속 의원 13명은 전날 밤 서울 시내 모처에서 회동해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주호영 원내대표도 회동에 참석한 가운데 참석 의원들은 지도부가 유 후보를 직접 만나 후보단일화파 의원들의 요구를 다시 한 번 전하고, 유 후보 측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참석 의원 중 홍 의원을 제외하고도 2~3명이 탈당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바른정당으로 빠져나간 뒤에도 한국당이 해당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임명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바른정당 의원들의 한국당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가 유 후보를 만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사를 다시 타진할 가능성이 있으며, 단일화파 의원들이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할 경우 추가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탈당을 하지 않더라도 당에 남아서 홍 후보나 안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철수 후보 측에 합류한 김종인 공동정부준비위원장이 ‘공동정부’ 구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바른정당 후보단일화파와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바른정당 내 분란에 대해 정가에서는 3자 후보 단일화를 탈당을 위한 빌미로 삼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당장 탈당하지 않더라도 대선 이후 ‘사면초가’ 상태에 처할 것을 우려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입장이 변화된 것이 없다"면서 ‘독자 완주’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유 후보는 이날 제주 유세를 마치고 국회 의원회관에 돌아온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가 없다는 얘기는 제가 100번은 넘게 한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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