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기 대구시장 노린 신경전?…통합공항 부지 발언 해석분분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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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3 07:28  |  수정 2018-03-23 07:28  |  발행일 2018-03-23 제5면
정태옥 의원 “의성은 부적합”
대구시당은 “개인 소견” 일축
김상훈 위원장 의중 반영한듯

‘차차기 대구시장 자리 놓고 대구 국회의원들간 신경전?’

최근 지역 정가에서는 자유한국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차차기 대구시장 자리를 염두에 두고 벌써부터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대구공항 통합 이전 문제와 관련해 대구시 고위공무원 출신 두 국회의원(김상훈·정태옥 의원)이 앞다투듯 직·간접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정태옥 의원(대구 북구갑)은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대구통합 공항 이전지로 의성군은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입장문에서 “국방부가 대구K2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서 군위군 우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두 곳을 이전 후보지로 선정했다"며 “이전 부지는 군공항 겸 대구민항으로 공동 사용 예정이기 때문에 군공항과는 별개로 민항 입장에서 의성군 비안면은 대구에서 너무 멀어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만약 이전부지로 의성군이 결정된다면 대구시민들은 통합신공항이 대구에서 너무 멀어 결코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장문에서 정 의원은 “통합신공항 이전은 불가피하다”는 전제를 달았다.

정 의원의 입장문이 나온 다음날인 20일 한국당 대구시당은 ‘대구공항 통합이전 추진 관련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대구공항 통합)이전 입지에 대한 지역 국회의원의 성명서는 개인적인 소견에 기초한 것임을 밝히는 바”라고 선을 그었다.

대구시당은 보도자료에서 “현 대구공항은 2013년에 비해 국제선 여객이 10배 이상 급증했고, 지난해 총이용객수가 한계수용치에 도달했다. 또한 비좁은 대합실과 편의시설 부족으로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통합 이전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어 “최근 이전 입지에 대한 지역 국회의원(정태옥 의원)의 성명서는 개인적인 소견에 기초한 것임을 밝힌다”고 못박았다. 현재 한국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이다. 이처럼 정 의원과 한국당 대구시당이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가장 민감한 사안을 갑자기 들고 나오자, 그 속내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이들의 입장 발표는 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밀어붙이고 있는 권영진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다.

이에 차차기 대구시장 자리를 두고 벌어진 일종의 신경전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권 시장이 재선 도전을 본격화하며 “한번만 더 하겠다”고 밝히면서 차차기 대구시장 출마 희망자들이 이를 의식했다는 것.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구공항 통합 이전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정 의원과 한국당 대구시당이 비판여론 부담을 감수하면서 대구공항 통합 이전 문제에 대한 ‘액션’을 취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며 “일각에선 두 의원이 다음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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