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숙 아름다운 중·노년문화연구소장 “죽음을 진지하게 직면할 때 오늘 이 순간 하나하나가 소중…누군가에 도움되는 삶으로 보람있게 마무리”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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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5   |  발행일 2019-03-15 제34면   |  수정 2019-03-15
“후기 인생은 사회굴레 벗어난
제2의 탄생기이자 전환기”
정경숙 아름다운 중·노년문화연구소장 “죽음을 진지하게 직면할 때 오늘 이 순간 하나하나가 소중…누군가에 도움되는 삶으로 보람있게 마무리”
웰다잉 교육을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아름다운중·노년문화연구소 정경숙 소장.

대구지역에서 처음으로 중·노년의 삶을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아름다운 노년을 만들기 위한 교육에 앞장서온 아름다운 중·노년문화연구소 정경숙 소장(71)은 남아있는 인생을 행복하고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나이 듦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잘 나이 들어가는 노년기는 상실의 시기가 아니라 인생의 복된 단계이며 자기 완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삶의 절정의 시기이자 완숙의 시기입니다. 또한 젊은이가 따라올 수 없는 지혜와 영성으로 충만해지는 기쁨과 자유를 누리는 행복과 평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기이지요.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웰에이징이 됩니다.”

중년은 후기 인생의 전략을 짜고 준비해야 할 시기이지만, 아직 이렇지 못한 것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 분위기다. 정 소장에 따르면 50~60대에 노년기 준비를 철저히 해놓으면 70~80대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물론 새로운 도전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후기 인생은 모든 사회적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제2의 탄생기이고 전환기입니다. 미처 몰랐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래서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신체적으로는 약해졌지만 이런 한계를 넘어서 지금까지 축적된 경험과 숙성된 삶의 에너지를 가지고 새로운 자신의 장점을 발견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기에 정 소장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죽음을 진지하게 직면하게 될 때 오늘 이 순간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가까이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됩니다.”

웰다잉을 위해서는 웰에이징, 잘 늙어가는 것도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삶으로까지 인식이 확장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나를 내려놓고 나눔으로써 보람있게 나의 생을 마무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고 도움이 되는 삶으로 확장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소장은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다잉 교육이 이벤트화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실제 삶은 물론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교육, 연구가 동반된 강사들이 웰다잉 교육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기술 발달,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 등으로 노년층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수준 높은 웰다잉 교육으로 행복한 노년, 품위있는 죽음으로 인생의 마무리를 잘하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 소장은 네덜란드의 한 사회봉사단체는 시한부 환자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사업을 한국에서도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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