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윤씨가 무릎 꿇고 용서해달라고 하는데 뭐를 용서하나"

  • 서민지
  • |
  • 입력 2020-05-25 18:36  |  수정 2020-05-25 22:05  |  발행일 2020-05-26
윤미향 당선인 용서했다는 취지의 보도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
기자회견 도중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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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 관련 의혹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1시간 정도 진행된 2차 기자회견에서 30여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 등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기자회견 도중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기도 했으며, 정의기억연대 전 대표였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을 용서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1차 기자회견과 관련, "3월 30일 윤씨에게 전화해 '이러면 안 된다. 한번 와라. 그렇지 않으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전했지만, 윤씨가 '기자회견하세요'라고 말해서 첫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며 "어느 저녁에 문을 열어주니까 윤씨가 들어와서 뒤로 넘어갈 뻔했다. 무릎을 꿇고 용서해달라고 하는데 뭐를 용서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수를 진 것도 아니고 30년을 지내왔는데, 한번 안아달라고 해서 '그래 이게 마지막이다'하고 안아주니, 저도 인간인데 눈물이 나서 마음껏 울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당시 윤미향 당선인이 찾아왔을 때 안아준 것을 일부에서 용서했다는 취지로 전한 것이 잘못이라는 의미이다.


그는 "이 사람(윤미향)은 자기 맘대로 뭐든지 하고 싶으면 하고 팽개치고 하는데, 어떻게 30년을 했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마음대로 팽개쳤다"고 말했다. 또 수요집회와 관련해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분들이 그 데모에 나오시는데, 그분들에게도 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며 "이래놓고 사리사욕 채워 국회의원 비례대표도 나갔고 저는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마와 관련) 저한테 얘기도 없었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거니까 제가 무엇을 용서를 더 하느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 할머니는 "내가 왜 위안부이고 성노예냐"며 "(정대협 측에) 그 더러운 성노예 소리를 왜 하냐고 하니까 미국 사람 들으라고, 미국이 겁내라고…이렇게 팔아가며 무엇을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회견에서 윤 당선인을 처음 만났을 당시도 떠올렸다. 그는 1992년 6월5일 위안부 피해 신고를 할 적에 윤미향이라는 간사를 알게 됐고, 어느 교회에서 모금을 하는 모습을 봤지만 왜 모금을 하는지 이유를 몰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늦게 배가 고파 맛있는 것을 사달라 하니 '돈이 없다'고 하더라. 그때는 '그런가보다'했다. 그렇게 30년이 지났다"며 "왜 할머니들을 이용하나"라고 했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의 국회의원직 사퇴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의 사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은 제가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했으니까 사퇴를 하든 말든 말을 안 하겠다"고 답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은 천년이 가고 만년이 가도 위안부 문제에 사죄하고 배상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한·일 양국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에 친하게 지내면서 역사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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