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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구조된 유기 동물이 안정적인 새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입양 희망자와 미리 살아보는 '예비 양육' 활동을 두고 지역사회 의견이 분분하다. 입양 전 동물 특성과 성향을 미리 파악해 파양과 재유기를 방지할 수 있다는 '기대심'과 입양 무산 시 잦은 환경 변화가 동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심'이 교차하고 있어서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대구지역 유기(유실) 동물 수는 2022년 4천320마리, 2023년 4천555마리, 2024년 4천419마리, 지난해 4천414마리로 매년 4천마리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 중 입양된 동물은 2022년 1천561마리(비중 36%), 2023년 1천419마리(31%), 2024년 1천436마리(32%), 지난해 1천385마리(31%)다. 해마다 30% 이상이 입양을 통해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간 영역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입양 방식 중 하나가 반려동물 '예비 양육'이다. 입양을 전제로 동물과 미리 함께 살아보는 기간을 가져 성격과 행동 특성, 적응 여부를 판가름해 최종 입양을 결정하는 구조다. 현재 대구에선 민간 동물 쉼터나 유기 동물 보호소 등이 자체적으로 입양 전 예비 양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예비 양육 활동이 공공 영역으로 확대될 조짐도 보인다. 최근 정부가 지자체 직영 동물보호센터를 통해 반려동물 입양 시 최대 10일을 함께 살아보는 '예비입양제도'를 시범 도입해서다. 현재 대구는 직영 센터가 없어 차후 이 제도가 민간 영역으로 확대될 시 전격 시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예비 양육이 긍정적·부정적 요소를 모두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입양 전 적응을 돕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동시에, 입양이 성사되지 않을 시 분리 문제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구시민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주요 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예비 양육 활동을 통해 반려견 '산이'를 입양한 김하림(35·달서구 이곡동)씨는 "산이는 민간 동물 쉼터에서 만났다. 최종 입양 전 함께 생활해 볼 수 있어 심리적 부담이 조금 덜했다"며 "산이가 쉼터 밖 생활이 처음이라 산책, 배변 문제 등 함께 맞춰나가야 할 것이 많았다. 입양을 전제로 몇 주간 같이 살아보니, 나름 노하우가 생겼다. 이에 입양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반려인 우수민(28·서구 내당동)씨의 생각은 달랐다. 우씨는 "함께 살아보기라는 유예기간을 두는 것으로 입양을 너무 쉽게 생각할까 걱정된다. '입양 전제'라는 조건이 있는데 이미 진심으로 입양을 생각하고 있다면 미리 함께 살아보기는 불필요한 것 같다"며 "그렇게 입양해도 파양할 사람은 파양할 텐데 입양 희망자 검증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김하림(35·대구 달서구 이곡동)씨가 지역 내 민간 동물 쉼터에서 입양한 반려견 '산이'. 김하림씨 제공
지역 내 민간 동물 쉼터와 동물보호단체는 예비 양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운영 방향을 두고선 각자 다른 해석을 보였다. 쉼터는 입양 희망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결과론'을 중시했다. 반면, 단체는 실제 양육 가능성을 스스로 점검해 올바른 양육 문화를 선도하는 '동기론'에 주목했다.
앵두네쉼터 김태린 소장은 "최종 입양에 이르기까지 양육 환경 점검, 동거인 전체의 동의 확인 등 까다로운 입양자 심사를 거쳐야 한다. 동물들이 또다시 버려지는 사태가 벌어져선 안 된다"며 "입양 희망자의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입양을 보내지 않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의 전진경 대표는 "입양 기간은 동물을 선택하기 위한 기간이 아닌 입양 희망자의 자기 평가 기간이다. 동물과 가족이 되는 과정을 수용할 수 있는지 입양 희망자 스스로를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며 "입양 희망자의 준비 상태, 동물의 성격 및 특성 등이 입양을 위한 최우선 조건은 맞다. 이 가운데 입양 확정으로 연결되기까지 오래 동물을 보살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도움과 조언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동물 입양에 대해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하는 만큼, 가이드라인을 보다 촘촘히 설계해 입양 전부터 입양 후까지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대구가톨릭대 서은현 교수(반려동물보건학과)는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입양 건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충분한 준비 없이 쉽게 입양하고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상담과 교육, 보호, 재입양 연계 등을 고려한 제도적 시스템이 동반돼야만 안정적인 동물 입양 문화가 안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경대 손영호 교수(동물사육복지과)는 동물 입양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좀 더 세분화된 대안을 제시했다. 상시 돌봄이 어려운 중·대형견 등이 파양이나 재유기될 확률이 높은 만큼, 종별로 크기와 특성에 따른 입양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소형견은 견주가 돌보기 쉬운 편이나, 중·대형견은 버거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입질하는 버릇을 감당하지 못해 입양을 다시 뒤엎는 사례도 발생한다"며 "이에 중·대형견은 꼭 훈련을 시켜 끝까지 지켜 내겠다는 서약서를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에 더해 입양 후 1~2년간은 지자체가 직접 나서거나, 민간단체에 위탁해 상시 점검하는 운영 체계가 마련된다면 파양이나 재유기 사태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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