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모, 시원한 막걸리 한잔 주시오” 사문진 나루터로 시간여행

  • 우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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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11   |  발행일 2014-07-11 제40면   |  수정 2014-07-11
달성군, 비슬산 휴양림서 물놀이한 뒤 천년고찰 대견사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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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사문진 나루터 주막촌. 야외 평상에 걸터앉아 막걸리 한잔을 들이켜면 100년 전 과거에 온 듯한 느낌이다. <달성군 제공>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었다. 어디를 가나 피서 인파로 붐비고 이동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는 여름 휴가철. 무더위도 식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힐링 휴가지를 물색하기 위한 고민이 많을 것이다. 대구 근교라 이동에 대한 부담감 없이 가까운 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달성군 지역을 추천한다. 달성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알려진 비슬산 자연휴양림과 대견사, 화원 자연휴양림과 마비정 벽화마을, 사문진 나루터 등은 최근 새로운 휴가지로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어 소개한다.


◆ 비슬산 자연휴양림과 천년고찰 대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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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비슬산 자연휴양림 계곡에서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달성군 제공>

공영 주차장에 주차하고 초록색 터널을 이루는 산책길을 10분 정도 걸어가면 비슬산 자연휴양림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발 1천84m의 비슬산 기슭에 위치한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435호인 암괴류가 곧 흘러내릴 듯한 장관을 이루고 있고, 천년고찰인 대견사와 유가사, 소재사 등 많은 불교 문화 유적이 산재해 있는 곳.

비슬산의 맑은 공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울창한 숲과 통나무집, 콘도, 청소년수련장, 피서객을 위한 수영장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도 구비돼 있어, 천혜의 휴양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비슬산 자연휴양림 내부에는 캠핑객들을 위한 야외 캠핑장이 있고, 야영장 바로 앞에는 계곡이 위치해 있어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기에도 더없이 편리하다.

물놀이를 실컷 즐긴 후에는 산으로 나서보자. 2시간 남짓 걷다보면 비슬산 정상에 이르고, 지난 3월1일 일제강점기에 강제 폐사됐던 천년 고찰 대견사가 중창돼 또 하나의 볼거리로 우뚝 다가선다.

민족정기 회복과 달성의 역사성을 되찾기 위해 3년여간의 공사를 거쳐 복원된 대견사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과 선당, 산신각, 요사채 등 4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대견사는 1천200년 전 신라 헌덕왕 때 창건돼 일연 스님이 초임 주지로 임명돼 22년을 머물면서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비슬산도 식후경이라. 인근에는 유명한 먹거리 식당이 즐비하다. 보약을 달이는 정성으로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간직한 60년 전통의 현풍할매곰탕, 유가면의 닭과 오리고기 등 웰빙 요릿집이 있어 여름철 기운과 입맛을 돋울 수 있는 것은 덤이다.


◆ 화원 자연휴양림과 마비정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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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가구가 살고 있는 마비정마을 담벼락엔 해학이 넘치는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달성군 제공>

2010년 6월 개장한 화원 자연휴양림은 도심 가까이에 인접한 데다 울창한 숲과 맑고 깊은 계곡, 산림욕장과 물놀이장이 조성돼 있어 힐링을 위한 산림 휴양지로서는 그야말로 명품 공간이다.

72㏊의 면적을 가진 쾌적한 화원 자연휴양림은 목재로 조성된 콘도형 산림문화휴양관(8실), 펜션형 숲속의집(6동) 등의 숙박 시설과, 산책로·등산로·육각정자·계곡 트레킹코스 등의 산림 체험 시설, 산림욕을 체험할 수 있는 산림욕장과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장 등이 멋지게 조성돼 있다.

1.4㎞ 거리 인근엔 말(馬)의 슬픈 전설을 가진 마비정 벽화마을이 전국적인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35가구가 옹기종기 사는 마을 담벼락에는 담 너머 뉘가 오시는지 까치발 들고 살포시 내려다보는 오누이, 댓돌 위 아버지 고무신에 쉬를 해서 고무신짝으로 맞는 얼룩이와 점박이 개, 추수하는 모습과 탈탈거리며 탈곡하는 탈곡기, 누렁이 소가 곧 튀어나올 것 같은 외양간 풍경 등의 아기자기하면서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벽화가 정겨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평화롭고 소박한 시골의 일상을 고스란히 한 곳에 모아둔 벽화 속으로 들어가 마치 벽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저절로 든다. 마비정 벽화마을은 언론에 알려지면서 대구 인근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많은 방문객이 찾아와 주말·휴일에는 무려 수천 명이 몰려드는 곳이 됐다.


◆ 사문진 나루터와 주막촌

사문진교 개통으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사문진 나루터의 주막촌이 옛 추억을 재현한 모습으로 다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100년 전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느낌이다.

주막촌 입구의 사립문을 들어서면 우뚝 선 두 장승과 솟대가 전통적인 옛 풍경을 선사하고, 늠름한 팽나무는 세월도 잊은 채 푸르름을 더해 가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조선시대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공간이었던 주막을 복원해 막걸리와 파전, 두부 등 그 시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평상에 앉아보니 진한 향수가 느껴졌다. 야외 평상에 걸터앉아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면 무더위마저 훌쩍 달아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 옛날 이곳을 드나들었던 보부상들과 주민들이 시장기를 면하던 옛 모습이 저절로 그려진다.

한때 사문진 나루터는 부산에서 낙동강을 거슬러 대구로 올라오는 유일한 뱃길이었으며, 1900년 3월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인 선교사가 ‘귀신통’이라 불리는 피아노를 들여온 나루터로서 역사적인 의미가 깊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대구 출신 이규환 감독이 1932년 이곳을 배경으로 제작한 영화 ‘임자 없는 나룻배’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특히 우리나라 피아노의 도입 장소가 사문진 나루터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곳에서는 피아노콘서트가 해마다 개최돼 더욱 사랑받는 명소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사문진 나루터 일대 화원동산 식당가 부지 8천856㎡에 한옥 전통 주막 3채로 새롭게 단장된 사문진 주막촌은 평일은 물론 주말과 휴일이면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들이 몰려 달성군의 대표적인 도심 속 명품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우원태기자 restar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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